퇴직예정 洞長들 무더기外遊 선거앞두고 善心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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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내 각 구청이 퇴직이 예정된 동장들을 상대로「공로연수」단체해외여행을 실시해 예산 편법집행이란 지적과 함께 선거를 앞둔 선심의혹을 사고있다.
이들 퇴직예정자들은 동장직이 별정직으로 전환된 88년 임명돼당초 임기5년,연장2년을 합해 7년간 일하고 물러나는 사람들로일반직을 대상으로 하는「공로연수」대상이 될수 없는데도 각 구청은 예산을 편법책정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태=도봉구의 경우 전체33명중 7명이 지난 13일부터 구청으로부터 1인당 1백50만원정도의 여비를 받아 태국.싱가포르를 관광하고 1주일만인 19일 귀국했다.또 8명이 3월중 2차로 외유를 떠날 예정이다.
성동구도 36명중 12명이 15일 5박6일간 동남아 여행을 떠났고,21일에는 10여명의 다른 동장들이 2차 외유에 나설 계획이다.
용산구도 8명이 지난달 8박9일의 일정으로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를 다녀왔으며 중구에서도 8명이 오는 27일부터 7박8일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돌아볼 예정이다.
동대문구 26개동중 올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동장 17명 전원도 3월 중순 샌프란시스코등 미국서부 3개도시를 방문한다.
◇편법집행=도봉구는 지난해말 「정년퇴직자 공로연수」항목으로 2천5백50만원을,성동구는 1천8백만원을 구예산에서 책정했다.
이 돈을 1인당 1백만~2백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대부분 구청들이「공로연수」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으나 동대문구청은 구 예산의 불법전용 시비를 피하기 위한듯 4천만원으로 잡혀있는「행정비교시찰예산」에서 동장들의 해외여비를 지급한 것으로나타났다.
서울시측은『서울시내 동장 5백26명중 이미 퇴직한 20명을 제외한 2백70명이 5월6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며「장기근속한 일선 공무원들을 해외에 보내라」고 한 사실은 있으나 퇴직동장들을보내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고 구청 자체적으로 시 행하는 사업이어서 몇명이 나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심의혹=동장들의 해외여행일정에는 서류상 관공서를 방문해 운영실태를 보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사실상 단순 관광에 불과하고방문장소도 모두 관광지로 각광받는 동남아.호주.북유럽등에 집중돼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도봉구의 한 동장은 여행중 관공서등을 방문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말할게 없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경실련 유재현(兪在賢) 사무총장은『지자제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구청의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해 관광여행을 보내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시민운동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趙泓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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