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10부제 新풍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승용차 10부제.버스전용차선제 실시후 직장인들 사이에「10부제 주일(酒日)」이 유행하는등 새풍속이 생겨나고 있다.「10부제 주일」은 10부제에 걸려 차를 가져오지 못하는 날을「술마시는 날」로 정해 마음놓고 술마신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귀가한다는 것이다.
LG상사 오형일(吳炯一.29.서울양천구목동아파트)씨는『차를 안가져온 김에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술마실 약속을 하는 동료들이 많다』며『10부제에 걸린 날이 본인에게는 부담없이 술마실 수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10부제에 걸린 날 차를 함께 타고 오는 품앗이 카풀외에 직업상 차가 꼭 필요한 사람들은 이웃이나 친척으로부터「하루용」으로 차를 빌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전용차선 실시후 주행속도가 평균 20~30㎞나 빨라진 버스업체는 차량 운행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차를 늘리고 신규 운전사 모집에도 나서는등 활기.
개포동~광화문 구간인 83-1번 신진운수 이형종(李亨鍾.50)총무부장은『상습 정체구간이던 강남대로의 통과시간이 단축되는등전체 운행시간이 2시간30분에서 2시간5분으로 단축돼 운행횟수도 하루 일곱번에서 아홉번으로 늘었고 매상도 1 0%정도 증가해 운전사를 추가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 인근 가판대.상점들도 덩달아 호황이다.
종로2가 버스정류장 앞 S햄버거 송경선(宋慶善.24.여)점장은『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간단하게 요기하는 바람에 매상이 40%나 늘었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택시운전사들은「죽을 맛」이다.
버스가 쌩쌩 달리니 택시의 장점이 사라졌고 전용차선 때문에 아무데서나 승객을 내릴수도 없는 실정이다.
개인택시 운전사 서정수(徐廷洙.57)씨는『매상이 20~30%정도 줄어 오후10시까지 하던 영업을 오전2시까지로 연장했다』고 불평했다.이에따라 이들 택시기사를 주고객으로 하는 기사식당은 불경기를 겪고 있다.
〈金玄基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