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戰 치닫는 멕시코 왜 강경진압 나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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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에르네스토 세디요멕시코대통령이 지난 1년간 반정부 분리주의 농민반란을 일으킨 남부州 치아파스에 대해 지난 9일 대규모 군사행동을 명령함으로써 멕시코 내전이 재연되고 있다.
세디요대통령의 이같은 강경정책은 지난 10개월 동안 멕시코 시티에서 가진 정부와 반군간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협상국면전환을 위해 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또한 세디요 대통령은 페소 폭락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와 정권위기를 반군진 압이라는 카드로 국면전환을 노렸다는 해석도 유력하다.
반군들은 지난 1910년대 부터 멕시코 중앙정부에 경제적.문화적.종족적 차별을 이유로 저항해왔다.이들 사파티스타 반군이 지난해 본격적인 무장반란을 재개한 것은 NAFTA가 멕시코 농민에 대한 불리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차 별을 받고 있는 농민위주의 치아파스지역에는 치명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주이유다.
반란시기를 NAFTA발효일을 계기로 삼은 것도 이유중의 하나다. 치아파스州는 인디오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언어도 인디안언어를 사용하고 있다.치아파스 주는 멕시코에서 가장 빈부차가 심하고 민족.종교갈등이 심각한 지역으로 최근 수년동안 분쟁이 끊이질 않았으며 중앙정부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 수 십년 동안농민 반란이 잇달았다.
반군들은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원주민 사회의 자치 허용 등을 내걸고 저항을 계속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멕시코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디요 대통령의 이번 무력행동은 협상교착이 이유라기 보다는 멕시코정부의 내외 정치적 곤경을 치아파스로 시선을 돌리려는 정략적 동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세디요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카를로스 살리나스 前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금융개방을 통한 멕시코 페소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가 주가폭락등 경제가 흔들리고 이로인한 외국의 대멕시코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것 이 이같은 정략적 공세라는 분석의 골자다.
더구나 지난해 12월의 페소화 폭락 이후 해결책을 찾지못하고있는 세디요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약화되자 미국을 중심으로한 주변국이 의혹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이미지구축이 필요했다는 게 이번 행동의 적지 않은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반군은 쉽사리 정부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해 사태 진전에 따라 심각한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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