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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전자시대 자동차업계,디자인.색"구미 맞추기" 부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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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여성 오너드라이버가 폭발적으로 늘고있다.운전면허를 가진 여성수가 불과 4년만에 세배로 늘었고 여성들의 자동차 보유비율도 급증추세다.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두드러지고 전문직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에 따라 여성고객들을 사로잡기위한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노력도 숨가쁘다.업체들은 여성취향의 모델과 디자인.액세서리 개발에앞다투어 나서고 판촉전도 점차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본격화하고 있는 여성 오너드라이버 시대를 맞아 나타나는 여성들의 취향과 새로운 풍속도.문제점및 대책등을 살펴본다.
◇현황=경찰청집계에 따르면 94년말 현재 운전면허를 딴 여성수가 2백98만명을 넘어섰다.이는 4년전 1백4만명의 세배에 달하는 규모다.전체 승용차 운전자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90년 12.2%에서 94년에는 20.1%로 늘었다 .
〈그림 참조〉 승용차의 여성소유비율이 20%를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다.더이상 부잣집 딸의 전유물이 아닌 보통여성의 자동차소유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동차의 모델과 스타일에 대한 여성들의 취향은 어떨까.기아경제연구소가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동안 신규등록된 차량을 모델별로 조사한 결과 소형차중 여성 보유비율이 가장 높은모델은 대우의 티코로 27.5%였다.
다음으로 기아의 아벨라(26.3%).기아의 프라이드(25.1%).현대의 엑센트(23.6%)순이었다.신세대를 겨냥한 소형차들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표 참조〉 자동차 메이커별로는 대우차 모델들이 전반적으로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티코외에도 프린스는 여성보유비율이 20.9%,슈퍼살롱 24.4%,고급차인 아카디아도 24.5%나 됐다.
대우자동차 한영철(韓榮喆)판매기획부장은 『대우차가 디자인과 모양이 비교적 예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또 『남성 운전자들의 취향이 현대와 기아차로 분산되고 있는 반면 대우차에 여성들의 관심이 모아진 결과』로 풀이하기도 한다.지난해 가을부터 오토매틱을 장착하기 시작한 무쏘(16.1%)와 스포티지(19%)등 지프도 예상밖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활달한 성격의전문직 여성들이 主고객층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구매패턴=미혼여성은 자동차를 구입할때 같은 나이.경력의 남성보다 유리하다.보험료가 20%정도 싸기 때문이다.여성고객의 대부분은 직장여성으로 이들은 대부분 화려한 색깔의 소형차를 선호한다. 광고대행사인 한인기획 김미령(金美玲.32)씨는 빨간색프라이드를 5년째 몰고 있는데 『유지비도 적당하고 혼자타기엔 꼭 맞아 달리 딴 차를 사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그러나 여성전체로 보면 자동차 규모(배기량 크기)와 여성들의 구매 취향간에는 뚜렷한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자동차는 주로 미혼 또는 젊은 직장여성들이 주요 고객이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형차에 대한 수요도 늘고있기 때문이다. 대형차의 경우 남편명의로 1대가 있을 때 부인명의로 추가 구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대표적인 예가 대우아카디아로 대형 고급차중 여성보유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유명 연예인과 여성 경영인등 능력있는 여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인명의로 구입한 세컨드카인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값이 비싼 지프의 여성구입자 상당수가 전에 자동차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는 점이다.여성들이 사고후 안전을 따져 안전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여겨지는 지프를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판매일선 직원들의 설명이다 .
*對여성 판촉전=무시못할 수요층을 자리잡아가고 있는 여성고객들을 붙잡기위한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노력도 뜨겁다. 여성고객들을 위한 패키지상품을 개발하는등 對여성판촉전략을 가다듬는 기업들이 많다. 또 실내장식과 엑세서리등 여성취향에 맞는 제품개발을 위해 대학을 갓 졸업한 여성인력을 개발과정에 대거 투입하고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실장 박종서상무는 "신세대를 겨냥한 엑센트개 발당시 실내장식과 차의 색깔을 선택하는데 젊은 여성디자이너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여성운전 중고차=여성이 타던 차는 중고차시장에서 별로 인기가 없다는 주장이 많다. 서울중고차매매조합 최동진 시세조사실장은 "여성이 수동기어 차를 몰 경우 반클러치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에따라 이에 따라 미션과엔진등에 무리를 줘 차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설명이다.
*문제점및 대책=경찰청에 따르면 93년부터 여성운전사고 통계를 잡기 시작해 정확한 연도별 비교는 어렵지만 여성운전자가 늘면서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93년 총 26만9백21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4.3%인 1만1천1백46건으로 집계됐고 지난해는 전년보다 20%증가했다.
남성에 비해 순간 적응능력이 떨어지고 겁도 많아 같은 상황이라고 남성에 비해 사고율이 높다는 분석.
사고 증가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 보험업계 관계자는 "젊은여 성들의 난폭운전이 그 하나고 초보운전이면서도 무작정 차를 끌고 시내로 나오는 나이많은 기혼여성이 늘고있는 것이 두번째"라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여성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는만큼 차를 판매하는 업체가 중심이 돼 여성들의 안전운전교육등 건전하 자동차문화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취득후 안전주행에 대한 교육강화도 요구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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