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유럽순방에 담긴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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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유럽순방은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맞춰져 있다.올가을 유엔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에 유리한 국제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金대통령이 유럽순방에서 귀국하면 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안도 제출할 예정이다.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에서는 金대통령이 『냉전종식 이후 범세계적문제해결을 위한 유엔의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한국의 국제적 지위에 상응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란 내용의 연설도 한다.
물론 이번 순방에도 지난해 11월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와 아태3국 순방때와 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수행한다.그때부터 힘이 붙은 「정상의 세일즈 외교」는 계속한다는 의미다.유럽연합(EU)은 인구 3억7천만명에 GDP규모 6조6천7백72억달러로 명실공히 세계최대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흥미있는 것은 金대통령이 프랑스의 전경련(全經聯)과 독일의상공회의소,영국의 전경련에서 연설하는 대목이다.
EU는 이와함께 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서깊은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金대통령은 과학.기술.환경 및 문화분야의 다양한 협력관계도 모색할 예정이다.이들 국가들과의 관계증진으로무역과 투자분야에 있어서 미국.일본등과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유종하(柳宗夏)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집권 2년까지의 정상외교는 주로 안보협력체제 강화를 위한 미.일.중.러 등 주변사각 외교와 아태지역과의 협력이 중심이었다』고 말하고 『집권3년차를맞아 세계화 구상에 맞춰 범세계적 차원의 다자외 교와 세계 제일 경제권인 EU등 유럽국가와의 관계를 증진하는 2단계 정상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제외한 1백84개 유엔 회원국중 3분의 2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金대통령이 이번 덴마크의 사회개발정상회의에 참석키로 결정한 것은 이 회의에 1백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하기 때문■다.
우리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金대통령은 가능한한 많은 나라의 정상들과 접촉하면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프랑스(3월2~4일).체코(4~5일).독일(5~8일).영국(8~10일).벨기에(12~14일)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지며 3월10일부터 12일까지는 덴마크의 사회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13박14일동안 6개국 7개도시를 방문하는 초강행군이다.
프랑스에서는 양국 과학기술 연구소간 공동연구사업 및 과학.기술정보의 교류문제와 함께 한국의 문화를 유럽에 알리는 교두보를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독일에서는 舊 동독지역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장려방안을 협의하며 영국에서는 양국 산업협력위원회설치와 과학기술 공동기금 조성문제등을 논의한다.
동구권 국가중 모범적인 신흥공업국으로 발돋움하는 체코에서는 제3국 공동진출의 기반을 확보하고 우리기업의 대(對)체코 투자확대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벨기에에서는 한국학 증진등 문화교류 강화방안을 협의한다.
이번 순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한국의 국제사회 지위향상이란 목표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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