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鄧후계 순조로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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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건강악화로 8년만에 처음춘지에(春節)기념행사에 불참한 가운데 「포스트鄧」시대를 겨냥한차세대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黨.政.軍의 최고직을 독점하고 있는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鄧의 공 식적인 후계자.
인민일보(人民日報)등 중국관영 언론들은 鄧의 건강악화설이 활개를 칠수록 江주석의 이미지강화를 겨냥한 선전활동을 강도높게 벌이고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이미 언론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사임압력설.건재설이 엇갈리는 차오스(喬石)全人大상무위원장도 최근 상하이(上海)를 시찰,개혁.개방을 독려했다.
그는 최근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집단지도체제」로 명시한 중국정치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강조,중국정가의 비상한 관심을끌고 있다.
江주석의 최대정적으로 손꼽히는 리펑(李鵬)총리는 저우언라이(周恩來).덩잉차오(鄧穎超)의 양자(養子)라는 후광을 업고 보수파를 대변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그는 최근 공식적인 움직임을자제하면서 鄧사후를 노리며 암중모색하고 있다.
현역에서 물러난 원로지도자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언론에 자주오르내리는 것도 가시권에 접어든 「포스트 鄧」정국과 무관치 않다.지난 93년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양상쿤(楊尙昆)前주석은 최근 은거생활을 벗어나 광둥(廣東)省등 남부지방 을 시찰하며 개혁.개방 심화확대를 강조하고 시에페이(謝非)광둥省長과 환담을나눈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 군부의 막후 실력자인 楊前국가주석은 당시 鄧의 측근 리루이환(李瑞還)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주석과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9년 천안문사태당시 민주화세력에 동조했다 물러난 자오쯔양(趙紫陽)前총서기도 광둥성을 시찰하는등 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93년 全人大상무위원장에서 퇴임한뒤 칩거생활을계속해온 완리(萬里) 역시 재부각되고 있다.중국언론은 그가 군부내 최대파벌인 산둥(山東)省의 黨.軍 간부들의 신년하례를 받았다고 전했다.
萬里는 鄧스스로 자신의 사후 현재의 지도체제를 후원해 주도록부탁한 3인(萬里.張震.劉華淸)가운데 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北京=文日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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