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한투·대투 중 한곳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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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민은행이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한국투자증권 또는 대한투자증권 인수에 나선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5일 "은행의 자산 운용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金행장은 "두 곳 모두는 아니고 한 곳만 인수할 것"이라며 "현재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공동 인수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자산 규모가 각각 20조원 안팎인 한투.대투증권 중 한 곳을 인수한 뒤 자산 규모 10조원인 자회사 국민투신운용과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동인수를 협의 중인 기관에 대해 "특별히 정해진 업체는 없지만, 예를 들어 피델리티나 템플턴자산운용 등 자산 운용 부문에서 실력 있는 회사들은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협상이 확정 단계가 아니어서 밝힐 수는 없으나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회사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업체와의 공동인수에 대해 金행장은 "국민은행과 의견이 맞으면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최근 미래에셋과 공동 인수 추진 여부를 논의한 적이 있으나 서로 입장이 달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추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LG투자증권 인수에 대해서도 "우리는 증권보다는 자산 운용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金행장은 "제로 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은행의 자산 운용 부문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에서 국민은행이 자회사로 국민투신운용을 두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최근 프라이빗 뱅킹(PB)사업팀을 별도 본부로 독립시키는 등 대대적인 자산 운용 부문의 강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은행 영업망만으로 투신 상품을 파는 데 한계를 느껴 한투.대투증권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공적 자금을 투입한 한투.대투증권을 매각하기 위해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 3월 중순까지 인수 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AIG.UBS.메트라이프.피델리티 등 외국사와 미래에셋.동원 등 국내사를 합쳐 30여곳이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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