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버블세븐 아파트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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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대표적인 집값 폭등 지역으로 꼽은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이 요즘 따로 논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다.

반면 서울 양천구와 경기 분당·평촌·용인은 횡보 또는 하락세다. 매수세가 없는데 급매물이 계속 나와 시세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대출이 막힌데다 별다른 호재도 없고 2006년 집값이 단기 급등한 데 따른 주택 수요자들의 거부감이 여전하다고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13% 올랐다. 지난주(0.0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경기지역도 이번 주 0.08% 오르며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을 키워갔다.

강남권 재건축 오름세 지속

서울에서는 5개 권역(강남·강동·강북·강서·도심권)이 모두 올랐다.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새 정부가 양도소득·취득·등록세 인하 등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매도자들이 다소 느긋해 졌다. 양도세가 내리면 팔겠다며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도 보인다.

도심권(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은 이번 주 0.13% 올랐다.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이 3배가량 커졌다. 지난주 0.04% 오른 강동권(강동·광진·동대문·성동·중랑구)은 이번 주 0.07% 상승했다.

강북권(강북·노원·도봉·성북·은평구)은 0.41% 올라 상승 폭이 지난주(0.24%)보다 커졌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0.5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아파트 105㎡형은 1000만~1500만원 가량 올라 5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노원구 중계동 을지(학군)공인(02-939-3366) 서재필 사장은 “중소형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은 이번 주 0.11% 올랐다. 일반 아파트값은 0.01%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재건축 아파트값이 0.31% 오르며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12월 둘째 주 이후 5주째 상승세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49㎡형은 이번 주 2000만원 가량 올라 10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온다. 개포동 라인공인(02-573-3003) 양성건 사장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일부 혼선을 빚고 있지만 여전히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이에 따라 매도 호가도 상승세”라며 “매수·매도자간 희망 가격차가 3000만~4000만원까지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용인·평촌·분당은 약세

강서권(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구)도 이번 주 0.03% 올랐다. 강서권 6개 구 가운데 5개 구가 오른데 반해 버블세븐 지역인 양천구는 0.07% 내렸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 한 통 없는데 급매물이 끊이지 않는다”며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용인, 평촌, 분당지역도 마찬가지다. 용인은 지난주(0.00%) 10월 넷째 주 이후 11주 만에 하락세가 멈췄지만 이번 주 다시 0.09% 내렸다. 분당도 0.05% 내려 지난주(-0.01%)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평촌은 0.01% 떨어졌다. 평안동 초원대원 아파트 109㎡형은 지난주보다 500만원 가량 떨어진 5억500만~5억5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평안동 D공인 관계자는 “새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상향(6억→9억원)이나 거래세 인하 움직임에도 매수세가 전혀 없다 보니 집주인들도 별 기대를 안 한다”고 말했다.

양주시, 교통여건 개선으로 상승세

경기지역은 개별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군기지 반환 터 개발 계획이 나온 동두천은 이번 주 1.50% 올랐다. 3번 국도 우회도로 개통이라는 호재를 만난 양주시도 2.65% 올랐다.

양주시 삼숭동 GS자이 4단지 105㎡형은 이번 주 500만원 가량 올라 2억1800만원을 호가한다. 삼숭동 광개토부동산컨설팅(031-846-5400) 관계자는 “교통여건 개선과 양주신도시 개발에 따른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조금씩 움직이면서 아파트값도 오름세”라고 전했다.

수도권 5개 신도시는 이번 주 0.01% 올랐다. 분당·평촌은 내렸지만 일산(0.06%)·중동(0.19%)은 올랐다. 인천도 0.15% 상승했다. 동(1.15%)·중(0.54%)·부평구(0.22%) 순으로 올랐다.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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