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프라스.애거시,호주오픈서 세계1,2위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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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호주 멜버른을 2주일동안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웠던 95호주오픈테니스선수권대회.
29일 대미를 장식하는 남자단식 패권은 예상했던대로 피트 샘프라스(23.세계랭킹 1위)와 안드레 애거시(28.세계2위.이상 미국)의 한판 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세계랭킹 1,2위가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93년6월 윔블던대회 샘프라스-짐 쿠리어(미국)전 이후 1년6개월만의 빅 카드다.
호주오픈 2연패를 노리는 샘프라스나 지난해 미국오픈 우승의 기세를 몰아 그랜드슬램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리는 애거시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다.
역대전적에서는 샘프라스가 7승5패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다. 샘프라스가 서비스와 네트플레이에서 앞서 있고,애거시는 서비스리턴과 톱스핀이 뛰어나다.스트로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샘프라스가 앞서있다는 평가다.그러나 애거시의 우승을 점치는 견해가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우선 샘프라스는 지쳐있는 기세가 역력하다.
샘프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한후 『나는 이제22세고 5개의 그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전설적인 로이 에머슨의 12회 그랜드슬램 타이틀기록에 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샘프라스는 16강전에서 마그누스 라르손(스웨덴)에게 1,2세트를 내주며 초반부터 체력에 문제를 드러냈고 쿠리어와의8강전에서는 발목부상이 악화,눈물까지 흘렸다.
16강전부터 3게임 연속 3시간이 넘는 접전을 펼친 것도 부담이다.발목부상도 심상치 않다.한경기도 빠짐없이 관전하는 애인델라이나는 경기도중 『피트가 아파요』라며 안타까워한다.
지난해같은 폭발적인 네트플레이도 이번 대회에서는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지난해 미국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한 애거시는 27일 준결승에서 돌풍의 주역 애런 크릭스턴(미국)마저 3-0으로 완파하는등 6게임 무실세트 행진을 계속하며 마치 신들린듯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톱스핀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그와 상대한 이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나 패트릭 래프터(호주)등은 하나같이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멜버른=辛聖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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