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염도의 교수딸 仁和양서울大 農大수석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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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생전에 아빠가 못다 이룬 뜻을 이어 식물연구의 대가가 될래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원예학과를 지망해 단과대 수석을 차지한 염인화(廉仁和.18.세화여고3.서울서초구반포동 구반포아파트)양은 합격소식에 오히려 눈물을 글썽거렸다.
수능 1백71.8점의 우수한 성적인 廉양이 수많은 학과중 원예학과를 고집스레 지망한 데는 애틋한 사연이 있다.
87년10월15일 서울대 개교기념일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제자들을 현장까지 인솔한뒤 혼자 상경하다 오산 부근에서 교통사고로숨진 원예학과 故 염도의(廉道義.당시44세)교수가 바로 廉양의아버지인 것이다.
廉교수의 갑작스런 죽음은 부인 정윤미(鄭潤美.50.고교교사)씨와 당시 12세이던 인화양,10세이던 아들등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이들은 더욱 꿋꿋이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廉교수의 후배인 서울대 농대 김병동(金昞東.51)교수는 『고인은 토종잔디 발아법을 최초로 개발해 종자 수출의 길을 열었고무궁화 연구에도 정열을 쏟아 지금 수원 캠퍼스에 수천종이 자라고 있다』며 『이제 그 딸을 제자로 맞게 돼 마 치 고인을 본듯 기쁘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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