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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세계대전-美타임워너社가 키 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차세대 영상(映像)기억매체로 주목을 받고있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에서 세계전자메이커들이 양분돼 한판 승부를 가리게 됐다.진앙지는 일본이지만 세계가 전투장이 되는 것이다.
지난 70년대후반~80년대초에 걸쳐 소니의 베타막스 對마쓰시타.빅터의 VHS방식을 갖고 피튀기는 싸움이 펼쳐졌던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CR)의 규격전쟁 이른바「제1차 VCR전쟁」에이은 20세기 마지막 산업전쟁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DVD규격전쟁에서 같은편을 이루고있는 도시바(東芝).마쓰시타(松下).파이어니어.히타치(日立),프랑스의 톰슨,미국의 영화회사 타임 워너,MCA등 7개사가 24일 DVD의 공동규격을 정식발표하고 시작품을 공개했다.반대편인 소니는 네덜 란드의 필립스와 손을 잡고 이에앞서 시작품을 발표한바 있다.DVD의 상품화는 올연말부터 내년중에 이뤄질 전망.일본빅터등 국내 5개사도도시바대열에 참여할 뜻을 비추고 있다.소니그룹의 완연한 열세인셈이다.혹시 베타막스에서 패배한 악 령이 되살아나는지 모르겠다고 전자시장에서는 조용히 점치고 있다.판세를 완전히 기울게 한것은 영원한 라이벌 마쓰시타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23일 도시바편에 손을 들어준것.
지난해 12월16일 소니-필립스가 발표회를 가질 때만해도 도시바는 긴장했었으나 마쓰시타가 들어옴으로써 얼굴이 확 펴졌다.
도시바계의 규격 「슈퍼 덴시티 디스크」는 두께 0.6㎜의 디스크 2장을 앞뒤로 쓸수있도록 붙이는 방식으로 기억용량은 한쪽면만 50억바이트.음악콤팩트디스크(CD)와 같은 직경12㎝의 光디스크로 한쪽면을 갖고 1백42분(양면일 경우 두배)의 움직이는 영상,3개국언어,4종류의 자막을 동시에 고화질.고음질로 수록할수 있다.이에 맞서는 소니계의「하이덴시티 멀티미디어CD」는 두께 1.2㎜되는 1장의 디스크에 용량 37억바이트.
소니측이 『2장을 붙이는 기술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기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도시바측은 『비용문제는 차차 해결된다.하이비전등 고화질매체에 접속해이용하려면 용량이 많은것이 좋다』고 논리를 편다 .열세에 몰린소니는 『과거에 13개사가 비디오 디스크(VHD)를 추진했다 파이어니어 1개사의 레이저 디스크 한방에 갔듯이 많이 모인다고좋은것은 아니다』라며 강조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이번 DVD전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美타임 워너가 키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소니는 자신의 베타막스가 과거 VHS에 졌을때 『지금부터는 소프트웨어에서 승부를 걸어야한다』며 미국의 컬럼비아영화사를 사들였 다.이에 질세라 도시바는 타임 워너에 접근해 친교를 맺어놓았다.소니가 컬럼비아를 사들여 경영난으로 죽을 쑤고있는 사이 도시바는 타임 워너를 부추겼다.타임워너.MGM.파라마운트등을 중심으로 DVD규격통일을 제창하기위해 할리우드의 영화 사들이 결성한 「어드바이저리 그룹」도 곧 도시바방식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임 워너에는 연간 2억5천만장의 CD를 제조하는 미국최대의CD메이커 「WEA」라는 자회사가 있다.규격통일에서 도시바.마쓰시타를 밀면 디스크제조를 누구에 맡기겠는가.
DVD전쟁을 크게 보면 「전자왕국-일본」과 「영상소프트왕국-미국」이 세계시장을 놓고 벌이는 무시무시한 기술전쟁이라 할 수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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