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아끼자>3.汚水걸러서 中水道 허드렛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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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 잠실 롯데월드.
이 거대한 유통.위락시설의 지하 4층에는 이용객들이 쓰고 버린 오수를 정화하는 중수도(中水道)시설이 자리잡고 있다.하수처리와 정수설비를 결합한 것과 같은 시설이다.
〈그림 참조〉 이 시설로 하루 8백t의 오수를 걸러 화장실 세정수나 청소용으로 다시 사용해 93년 한해에 3억5천만원의 상.하수도 요금을 절약했다.
강(江)의 수질이 악화되고 급수제한 지역이 늘어나자 환경부는용수부족과 수질오염을 동시에 해결하는 중수도 보급확대에 나섰다. 중수도란 한번 사용한 물을 걸러 허드렛물로 재이용하는 것이다. 중수도는 아파트.공장등에서 자체 정화시설을 해 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 짓는 도시에 중수용 배관을 별도로 설치,전 도시에 공급할 수도 있다.후자의 방식은 21세기 환경친화적 도시의핵심요건이 될 전망이다.
중수도를 도입하면 수돗물 사용량이나 하수 발생량이 줄어 정수장.하수처리장 건설비나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수질오염도 감소된다. 미국은 70년전부터 용수원이 부족한 캘리포니아.텍사스州에 중수도가 도입됐고 최근에는 플로리다州까지 확대됐다.65년부터 도입한 일본은 87년 현재 8백44건에 하루 11만t을 재사용하고 있다.영국.덴마크등 유럽국가나 물이 부족한 이스 라엘도 중수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 10여개 업체에서 중수도를 채택하고 있다.
하루 8천2백t의 물을 쓰는 광양제철소는 40%를 재사용하고있고 올해안에 1백%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흥 삼성전자는 하루 5천t,이천 현대전자도 3천7백t의 오수를 정화해 화장실 세정수등으로 다시 쓴다.용인 자연농원도 중수도를 화초재배등에 이용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1년까지 하루 최대 7백60만t까지 중수도로 대체가능하다고 추산한다.용수수요의 27%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중수도 도입에는 경제성이라는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중수도 설치를 위해서는 처리시설 외에 기존건물에 배관을 새로해야한다.
수돗물값도 가정용이나 산업용은 중수도 생산비보다 훨씬 싸다.
산본 주공아파트의 경우 하루 83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지만 중수생산비가 수도요금보다 비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수도요금과 하수처리비용이 올라 중수도 생산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나아가 효율이높은 중수처리공정이 개발되면 중수도가 경제성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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