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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음식 연출법-음식의 맛.품위는 그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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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왕이면 다홍치마」.같은 음식도 어떤 그릇에 담아내는가에 따라맛과 품위가 달라진다.많은 손님을 맞게 되는 설날엔 보통 음식준비에만 신경쓰기 쉽지만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상차림이 걸맞아야 깔끔하고 정중한 접대상이 된다.
요리코디네이터 강홍준(康鴻浚)씨는 『집에 있는 그릇만으로도 연출하기에 따라 한결 격조있고 멋있는 상을 차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또 요즘 다양해진 생활자기등 색다른 소품 몇가지를 활용하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릇에 음식을 담아낼 때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음식을 먹을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크게 격식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개성있고 성의있는 상차림으로 손님을기쁘게 할 수 있다.또 양식기와 한식기를 섞지 말고 통일된 분위기를 주는게 기본이다.
음료에 과일이나 떡.한과(韓菓)등을 곁들이는 다과상도 접대하는 이의 센스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명절 음료로 많이내놓는 식혜는 분청(粉靑:회청색 혹은 회황색을 띠는 조선시대 때 발달한 기법으로 만든 자기)이나 청자류의 오 목한 그릇이 제격.별도의 그릇이 없을 때는 색깔이 예쁜 밥공기 모양의 그릇에 반드시 세트가 아니더라도 어울리는 접시로 받침을 바쳐내면 격식을 갖춘 느낌을 준다.
수정과는 맑은 유리그릇에 담고 곶감을 먹을 수 있도록 반드시스푼을 놓아야 한다.너무 깊은 컵모양의 그릇은 곶감을 먹기에 불편하므로 피하는게 좋다.추운 날씨에 좋은 따끈한 과일차. 계피차 등은 손잡이 없이 이중으로 된 백자 투각잔 이 제격이다.
음료에 곁들이는 과일은 수북이 깎아 담지말고 사과.배.감등 몇가지 종류를 깎아 한두조각씩 예쁘게 접시에 담는다.사과나 배등은 청자나 분청접시가 어울린다.체리토마토.금귤.귤등 깎지 않고먹는 과일은 나무과반이나 작은 소쿠 리 등에 예쁜 색한지를 깔고 담아내면 색다른 분위기.서울 인사동(仁寺洞)골목 생활용품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종이접시나 작은 채반.뚜껑있는 완초로 짠바구니등도 명절분위기를 돋워주는 좋은 그릇.떡이나 한과,또는 호두나 잣등의 견과(堅 果)류를 담아내면 고급스럽고 돋보인다.
술을 내는 주안상의 경우 간단하게 2,3가지의 안주를 낼 때는 굽이 달린 약간 높은 백자접시에 담아내면 시선을 끌 수 있다.국물이 조금 있는 찜 종류는 가장자리가 약간 올라간 그릇이적당하다.빈대떡이나 전 종류는 작은 대소쿠리나 싸리소쿠리도 어울린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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