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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톱스타 원숙미통해 신선도 극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외모보다는 연기력이 더욱 아름답다.
방송가에 휘몰아치고 있는 신세대 돌풍 속에서 과거 인기절정을구가하던 톱스타급 여자탤런트들이 신세대 신인들이 넘보기 어려운성숙한 연기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연기파 그룹의 대표주자들은 김희애.최진실.채시라.황신혜.최명길.하희라.조민수등 연기경력 5~10년차의 중고참들.
어느덧 30세 전후로 여자연기자로서는 「꽉찬」나이가 된 이들은 더이상 신선한 얼굴이 아닌 자신들의 약점을 완성도 높은 연기력으로 극복하며 제2의 연기인생에 불꽃을 태우고 있다.
김희애는 MBC 『까레이스키』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악바리 연기로 「외모는 잠깐이지만 연기력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웅변하고 있고 채시라도 최근 『아들의 여자』에서 과감한 춤 연기로 성숙한 여인의 요염함을 마음껏 과시했다.
최진실 역시 영화 『마누라 죽이기』와 현재 촬영중인 SBS 『아스팔트 사나이』에서 깜직한 외모로 얻은 「요정 이미지」에서탈피,숙성된 연기의 향기짙은 여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조민수 또한 「끼」가득한 본래 모습과는 달리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평범한 농촌 아낙의 모습으로 꾸밈없는 진솔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밖에 황신혜.최명길.하희라등도 빼어난 미모를 주무기로 내세우던 데뷔초와는 달리 시청자들에게 연기의 참맛을 선사하는 연기파배우들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이 나이 또래의 여성연기자들이 변신을 서두르게 되는 이유는 25세가 넘으면 자기 나이의 배역을 연기할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방송가 생리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뉴페이스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방송가에서 지금까지 자신들이 도맡아왔던 멜러물의 청순가련형 여주인공 또는 발랄한 여대생역 대신 신혼 주부나 혼기를 놓친 캐리어우먼등으로 기용되기 십상인 것이다.
게다가 신은경.심은하.박주미.이본 등 톡톡 튀는 개성과 참신한 얼굴을 무기로 자리를 내줄 것을 요구하며 바짝 추격하는 신세대 스타들의 거센 도전도 이들에게 새로운 연기변신을 꾀하게 하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극중 인물성격 잘 소화 청순.발랄한 여대생역을 맡기에는너무 늙었고(?)중년여성을 연기하기엔 너무 젊은 공백을 원숙한연기력으로 메워나가는 이들 여성 연기자들에게 일선 PD들이 걸고있는 기대는 크다.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최대한 과시하는 데만 비중을 두고있는 일부 신세대 스타들과는 달리 이들은 극중인물의 성격에 완전히 녹아들어가 제작진들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SBS 김한영제작위원은 『참신한 얼굴을 발굴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한창 물이 오른 연기자들이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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