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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자 증언통해 북한주민 주거 선호도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북한 주민들은 평양에서 사는게 꿈이다.그러나 북한당국이 평양유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평양시민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평양행이 어렵다보니 북한주민들은 차선책으로 식량이나 물자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신흥도시를 선호한다.귀순자들의 증 언을 토대로내외통신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평양을 제외하고 북한주민들이 살기를 희망하는 지역은 평남 안주시.문덕군,함남 함흥시.신포시,자강도 전천군,양강도 대홍단군등 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이 평양거주를 선호하는 것은 삶의 질이 다른 지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라는 점외에도 북한당국이 평양시민들에게 베푸는 각종 특혜조치로 평양거주 자체가 하나의 특권으로 인식된다.북한 全지역이 하루 서너차례씩 전기가 나가는 전반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지만 평양특별시만은 전기공급을 중 단하지 않는특별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병아리도 핑양핑양하고 운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러나 지방주민이 평양에 거주 하려면 10만달러 정도의 충성헌금을 당중앙에 헌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주민들로서는 이같은 거액을 구경조차 하기 힘든 것이 현실.따라서 비록 제한적이지만 거주희망이 어느정도 반영되는 지방중 소도시가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평남 안주(安州)시=중공업단지가 밀집해 각종 물품을 구입하려는 다른 지역 출장원들과 밀매꾼들이 몰려들어 장사가 활발한 까닭에 북한 최대 부자도시로 소문나 있다.
『버드나무를 부둥켜 안고 살아도 평양은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는 북한 처녀들도 『안주총각이라면 좋다』는 새바람이 생겼다는것. 출장원과 밀매꾼 사이에서는 물건이 많다는 비유로 『안주에는 고양이 뿔도 있다』는 말이 나돈다.
▲함남 함흥(咸興)시=평양 다음으로 번화한 제1의 공업도시인데다 외국인들 출입이 많아 중국제 생활필수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현실속에서 외화상점이나 국영상점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이 시장에만 나가면 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함흥은 커다란 매력의 도시가 되고 있다.
▲함남 신포(新浦)시=해안을 끼고 있는 지역 특성상 명태.미역등 수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북한 최대 수산물기지인 「신포수산협동조합」이 있다.
▲자강도 전천(前川)군=군(郡)상업관리소장인 정춘실 영향으로북한당국의 특별배려가 있는 곳.
통계적으로도 전천군은 북한의 모든 군중 1인당 인민소비품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평남 문덕(文德)군=경작지가 군전체의 70%(이중 논이 72%)에 달하는데다 과일 가공공장.식료품가공공장.제지공장등 각종 생필품 관련 공장이 밀집해 있다.
게다가 근처에는 탄광까지 여러개 있어 겨울철 연료사정도 다른지역에 비하면 비교적 넉넉한 편.
특히 문덕군 입석리는 선전마을로 지정돼 주택은 물론 도로.농지.관계시설등이 체계적으로 개발돼 북한에서는 「문덕군 입석리」라는 노래마저 유행할 정도로 가장 인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강도 대홍단(大紅湍)군=북한당국이 92년부터 각종 강연회를 통해 『대홍단군처럼 인민소비품을 자체 생산하면 잘 살 수있다』고 선전함에 따라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이 때문에 다른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홍단에는 가구마다 수 십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느니『집집마다 전기 온돌이 깔려 있다』는등 부풀린 소문이 나돌고 있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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