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안받아요" 가맹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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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외환카드 노사가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의 장기 파업에 맞서 22일 직장 폐쇄를 한데 이어 23일에는 오는 27일까지 노조원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노조와 상급단체들이 반발하면서 사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증폭되는 노사갈등=사측은 외환은행과의 합병기일(28일) 하루 전인 27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노조원은 모두 정리해고 대상이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외환은행 김형민 상무는 23일 "합병기일인 28일 전까지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근무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정리해고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을 신청한 37명(노조 추정)을 제외한 외환카드 노조원 전원이 정리해고 위기에 몰렸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 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과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고 상급단체인 사무금융연맹.민주노총 등과 연계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고객 피해 우려=외환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중소 규모의 가맹점이 늘고 있고, 직장 폐쇄 조치로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원우종 비은행검사2국장은 "외환카드는 지난 9일부터 연체정보관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ARS나 인터넷을 통한 청구 내역 조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전산시스템에 추가 에러가 발생하면 현금서비스와 가맹점에서의 결제 승인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전산시스템이 앞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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