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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화석엔 지구 역사 찍혀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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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주도 해안에서 구석기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사람 발자국 화석(化石)이 최근 무더기로 발견돼 학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더욱이 말과 사슴.새.코끼리 발자국으로 보이는 수천 점의 화석도 함께 나와 선사시대 한반도에서 거주한 인류의 삶과 생태 환경까지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됐어요. 발견된 화석의 연대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계기로 화석에 대해 공부하기로 해요.

5만년 전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았을까요? 살았다면 생김새는 어땠고 무얼 먹고 살았을까요?

당시엔 돌을 깨뜨려 도구로 삼은 구석기시대여서 문자도 없었을 것입니다. 문자가 있더라도 전해지는 기록이 없는데 구석기인들이 한반도에 살았던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 걸까요.

화석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화석은 지구에 지각이 형성된 지질시대에 산 생물의 몸이나 뼈.발자국 등의 생활 흔적이 퇴적물(지층)에 묻히거나 땅 위에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화석이 돌로 변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머드는 약 1만년 전에 멸종했지만 시베리아 지방의 얼음 속에서 발견된 것은 온몸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지요.

화석이 되려면 죽은 생물이 퇴적물에 덮인 채 썩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얼음이나 나뭇진.건조한 공기(사막) 등 방부제 역할을 하는 자연 조건이 팔요해요. 빙하에 묻힌 매머드, 사막에서 발견되는 포유동물의 미라, 나뭇진이 석화한 호박(琥珀)에 들어 있는 곤충 등이 그 예입니다.

이들 화석은 생물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지요. 시간이 흐르고 지구 환경이 변하며 생물체의 내부 기관이 더 복잡해지고 외부 구조도 변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지층이 생긴 시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삼엽충은 고생대, 공룡은 중생대 지층에서만 나옵니다.

화석은 또 만들어질 때의 환경과 기후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산호 화석은 햇빛이 닿는 수심 50m 이내의 기후가 따뜻한 바닷속 지층에서 발견되죠. 논우렁 화석이 나온 곳은 담수였음을 알려줍니다.

지질 상태를 파악해 자원을 찾는 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은 많은 양의 죽은 생물체가 쌓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들 생물체 유해의 일부분은 분해되지 않은 채 석탄이나 석유 속에 포함돼 자원의 특성이나 기원을 잘 말해 줍니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 탄소.포타슘 측정해 화석의 나이 밝힌다

화석의 나이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5만년 전~기원전 2천5백년)과 '포타슘(칼륨)-아르곤 연대 측정법'(화산암 이용, 생명의 탄생~25만년 전) 등 과학적인 방법을 써 잰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화석에 함유된 C14(탄소-14)의 양을 재 연대를 추정한다. C14는 우라늄처럼 반감기가 있는 방사능 물질로 생물체가 살아있을 때는 함유량이 줄지 않으나 죽으면 그때부터 감소한다. C14의 반감기는 약 5천7백50년이다.

▶포타슘(칼륨)-아르곤 연대 측정법=화석은 5만년 이상이 지나면 잔류 탄소 동위원소가 거의 사라지므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론 정확한 연대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5만년이 넘은 것들은 포타슘 동위원소가 아르곤 동위원소로 붕괴하는 데(1백개가 붕괴하면 아르곤 11개의 비율로 나옴) 바탕을 두고 측정하는 포타슘-아르곤 연대 측정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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