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자2008경제] “덩치 키우자” 중견그룹들 M&A에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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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산업계 판도 변화와 관련해 주요 그룹들의 움직임이 관심을 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4대 그룹은 올해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들 그룹은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전략을 신성장 동력 확보의 두 축으로 삼았다.

삼성은 ‘삼성 특검’이라는 악재로 위축된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이스라엘의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트랜스칩’을 인수한 것은 자체 사업 키우기에 치중한 삼성의 성장전략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M&A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삼성과 달리 투자의지 쪽에 비중을 더 뒀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제철소 건설에 5조2000억원, 자동차 에 3조5000억원 등 총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M&A로는 현대건설·현대증권·만도 등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최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유기적 성장’을 위한 M&A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한 것이 주목 받았다.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자주 거론되지만 반도체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점, 인수자금이 많이 든다는 게 걸림돌이다. 지난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유·무선 통신망을 두루 갖추게 된 SK는 그룹의 도약 때마다 M&A가 주효한 만큼 언제든지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사실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는 4대 그룹보다 중견그룹들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거리다. 그룹 성장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GS가 현대오일뱅크·대한통운·대우조선해양 등에 적잖은 관심을 기울인다. ‘실탄’이 많은 현대중공업은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해 대한통운·현대건설·현대오일뱅크 등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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