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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中 위해서 홍콩 現법체제 존속돼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아이로니컬하게도 세계는 이제 중국에 가장 필요한 것이 홍콩에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그것은 홍콩의 방대한 자본축적이나 자유무역항이 아니라 가장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홍콩정청의값진 유산,즉 법치체제다.
홍콩이 이룬 경제적 성공의 토대인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법제도는 97년 중국이 홍콩을 접수할 때 맨처음 손상을 볼 처지에 놓여있다.투자자들은 홍콩의 공정한 법정과 투명한 법체계,민.형사분쟁에 대한 예측가능한 원칙들의 대부분을 잃을지 모른다.
법치가 없으면 중국에서의 거래가 어려운 것처럼 조만간 홍콩에서도 사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최근의 몇가지 사례는 그것이 왜문제가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증권사는 중국의 2개 국영기업을 상대로중국에서 적극적인 송사를 벌여왔다.리먼社가 1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상환하라고 요구하자 중국기업들은 전혀 빚진게 없다고 부인했기 때문이다.리먼社는 이제 과거의 고객들을 계약위반혐의로 뉴욕법원에 제소했다.
-지난달 맥도널드社 역시 부당한 조치를 당했다.베이징(北京)市당국은 20년간 임대계약을 깨고 천안문광장 인근 요지에 있는세계 최대의 맥도널드식당에 퇴거통고를 했다.
이런 불쾌한 법적 돌발사건들은 중국에 있는 외국기업들에 갑자기 많은 걱정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한번도 제대로 된 법치체제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중국관리들은 외국투자자들이 신뢰할만한 법제도를 원한다는 걸 모른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는 투자의 위기상황이법질서가 붕괴된 홍콩의 장래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공산당 지도부는 법에 의한 통치라든지,인간의 기본권.자유시장같은 기본적 원리를 도대체 이해하지 못한다.이들은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거부한다.
홍콩정청은 97년이후 홍콩사법제도에 개입하려는 중국의 시도를거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없는 인계인수」를 위해 그다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중국은 홍콩 입법부마저 장악할 계획이다.
홍콩에는 벌써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너무나 잘 보이는 손」으로 대체되고 있다.금년초 홍콩의 기업가 지미 라이는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에서 리펑(李鵬)중국총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베이징의 의류판매지점 문을 닫아야 했다.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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