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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소폭 교체로 대폭변화-세계화총괄 정책실 역할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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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와대 개편의 핵심은 비서실장의 교체와 정책기획수석실의 신설,김정남(金正男)교육문화수석의 퇴진으로 압축된다.나름대로 의미가 상당하다.비록 직제개편과 수석비서관 교체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작았지만 질적인 면에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고 할 수 있다. 박관용(朴寬用)비서실장은 청와대 정치특보로 한걸음 물러났고 후임에 상공장관을 지낸 한승수(韓昇洙)주미(駐美)대사가 임명됐다.이홍구(李洪九)총리 임명과 함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내각과 청와대 보좌진 들은 세계화에 몰두하고 정치는 민주계 실세들 대신에 金대통령이 직접챙기겠다는 얘기다.
다만 朴실장은 2년 가까이 비서실장으로서의 경험과 4선의원으로서의 정치적 식견 등을 고려해 정치특보라는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 옆에 있게 했다.비교적 부담없는 자리에서 대통령의 자문역을 하라는 주문이다.그가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부 산시장으로 출마할 지 관심이다.金교문수석의 퇴진은 눈여겨볼 대목이다.역시내각의 보수화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金수석을 둘러싼 색깔시비와 관련해 관심을 끈다.교문수석실은 조직개편으로 아예 조직자체가 없어졌다.
신설된 정책기획수석실은 그 역할과 기능이 주목된다.박세일(朴世逸)서울대법대교수가 전격 기용됐다.정책수석실은 세계화 추진작업의 전담본부로 규정지어졌으며 21세기에 대비한 국가의 먼 장래를 그때그때 현안에 쫓기지 않고 긴 안목에서 정 책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당연히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부문도 교문수석실의 폐지에 따라 정책기획수석실에서 맡게됐다.
그렇지만 청와대 수석들이 과연 얼마나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朴수석에게 넘겨주려 할지 의문이다.서열을 수석중 가장 앞에 세워놓았다고 해서 실권이 주어질지 관심이 간다.정책수석은 경우에 따라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유명무실 해질수도 있다.6共의 정책보좌관이었던 박철언(朴哲彦)씨는 실세중 실세로 작용했다.모든 영역을 취급할 수 있지만 실제로 아무 역할을 할수 없을수도 있다는 얘기다.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줄지도 관심사다. 金대통령은 지난해2월 취임직전 정책수석실을 만들어 전병민(田炳玟)씨를 임명하려 했다가 전력시비로 기구 자체를 없애버린적이 있다.
외교안보수석에는 정종욱(鄭鍾旭)수석이 교체되고 외교관 출신인유종하(柳宗夏)駐유엔대사를 임명했다.이는 그동안 외교안보정책의혼선으로 외교안보팀을 전면 교체한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金대통령은 鄭수석과 金수석을 내보내면서 아무 언질 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주요국 대사의 자리가 빈데다 차관급 인사도 남아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김광석(金光石.육사17기)병무청장의 경호실장 임명은 경호업무에서의 軍과의 관계강화와 함께 외교안보수석실의 軍업무를 보완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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