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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부 성과 인정하고 복지부 강화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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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변재진(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복지부가 사회 부처의 중심인 만큼 사회 정책을 조정하고 총괄하는 기능이 분명히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장이냐 분배냐는 오래되고 진부한 논의다. 중요한 것은 서로 선순환 구조로 역할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노력하여 얻은 그간의 성과는 제대로 평가되고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이 좌에서 우로 이동하면서 앞으로 복지 정책과 복지부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복지부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변 장관은 "보건복지정책이 뼈대는 다 돼 있고 내실화하는 시기로 국민이 효과를 체험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뿐"이라며 "보건복지정책은 (이미) 중요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복지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초노령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눈치 볼 겨를이 없다"며 "직원들은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 지 이틀 만에 나온 변 장관의 발언에 복지부 내부도 술렁거렸다. 한 직원은 "신중하고 정치색도 없는 분인데 민감한 시기에 대외적으로 입장을 내놔 뜻밖"이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출신이어서 복지부 조직 방어에 소극적이란 지적에 대한 부담감을 배경으로 꼽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국민연금기금운용 권한을 복지부에서 민간으로 넘기는 방안이 마련되자 복지부 내에선 권한 축소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변 장관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불안해 한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해 하지 말고 맡은 바 일을 잘하라는 취지에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관련된 취재가 있으면 이 같은 취지로 잘 설명하라고 지시했는데 마치 보도자료를 내듯이 전달돼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조직 개편과 기능은 앞으로 정권을 맡을 분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지 내가 뭐라 얘기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변재진(53) 장관=기획예산처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다. 예산처 재정기획실장.재정전략실장을 거쳤다. 지난해 2월 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돼 유시민 전 장관과 함께 일하다 올 5월 장관에 취임했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복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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