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협정 10주년 英.中 실속챙기기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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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는 19일은 중국의 자오쯔양(趙紫陽)총리와 영국의 대처총리가 베이징(北京)에서 홍콩의 중국 반환을 문서화한「홍콩문제에 관한 中英 공동선언」에 정식 서명한지 만10주년되는 날이다.
年단위로 계산되던 반환날짜가 이제 日단위로 세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요즘 홍콩에는 주는 자(英)와 받는 자(中)간의 실속챙기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97년 7월1일까지 국민소득 1만8천5백달러와 외화보유고 4백46억달러(세계 6위)의 황금알 홍콩을 반환해야 하는 영국은침몰하는 배에서 보물 건지기가 한창이다.
공사비용 총 2백10억달러의 첵랍콕 신공항 건설은 철수전에 대형 토목공사를 강행,떡고물 보따리를 확실하게 챙겨놓자는 영국측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신공항 건설에 수반되는 퉁충 신도시와 공항철도,고속도로 신규건설,대규모 매립공사등 10개의 관련공사에 영국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마지막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영국은 또 철수 이후를 대비해 홍콩의 민주화와 국제적 보장조치인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의 반격은 언론장악에 의한 선전활동으로 시작되고 있다.
현재 64개의 홍콩신문중 親中성향이 아닌 것은 3년전 창간된대만계의 홍콩연합보뿐.
중국은 이들 언론매체를 통해 영국의 의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가 하면 반대로 중국측의 주장을 소리높여 외쳐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4대 금융센터로 중국경제의 젖줄인 홍콩의 안정과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50년불변」,「일국양제(一國兩制)」를 내세워 돈과 머리를 함께 갖춘 고급인력의 해외유출 저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90년부터 3년간 6만명을 넘어섰던 脫홍콩 이민행렬은 지난해 5만3천명에 그쳤고 올해도 6만명을 넘지않을 전망이다.10년전 2백개에 불과했던 홍콩내 중국기업은 지난해말 무려 75배인 1만5천여개로 늘어났으며 투자액도 3백억달러를 넘어섰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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