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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휘둘렀나" 승엽 허리통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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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한 탓일까. 지바 롯데 머린스의 이승엽(28)이 19일부터 팀 훈련에 빠졌다.

전날 허리 통증 때문에 훈련을 중단했던 그다. 이날 아침 잠을 깨 "몸이 뻐근하고 무겁다"며 마사지를 받았다. 훈련장에 가서도 역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만 풀었다. 예정된 팀 홍백전에도 뛰지 못했다. 오후에 숙소에 돌아와서는 찜질치료를 받고 침을 맞았다.

"뼈나 근육의 손상이 아닌 단순 피로 누적으로 보인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팀 휴식일인 20일까지 몸을 추스른 뒤 21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것이다." 그의 현지 에이전트인 김기주(44)씨는 일단 별일은 아니라고 했다. 이승엽도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서 며칠 쉬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일본에 건너간 뒤 처음 나타난 '이상 컨디션'이어서 개운치 않다. 삼성 시절 피로가 쌓여도 훈련을 거르거나 경기를 뛰지 못한 적이 거의 없는 이승엽이다. 전지훈련 도중 훈련을 멈춘 일이 결코 가볍게 넘길 사건은 아닌 것이다.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 "무리하지 말라"며 휴식을 지시했다지만 이승엽을 뺀 다른 선수들은 모두 열심히 훈련 중이다.

머린스의 다무라 트레이너는 "아픈 곳은 왼쪽 허리다. 통증의 원인은 피로 누적이다. 몸이 긴장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보니 피로가 쌓여 통증을 유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종합해 보면 결국 뭔가 보여주기 위해 무리한 때문이 아니냐는 결론이 나온다.

이승엽은 지난해 56호 홈런 신기록 만들기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이냐, 일본이냐, 국내 잔류냐를 놓고 뛰면서 고민하느라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도일(渡日)한 뒤 주위의 기대를 지나치게 의식해 오버페이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페이스 조절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성적 관리는 물론 선수 생명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2002년 팀을 옮긴 뒤 부상에 시달린 것이나 2000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진출했던 정민철(한화)이 캠프 도중 발목을 다쳤던 일 등이 교훈이 될 것이다.

한편 AP통신은 19일 도쿄발 기사에서 이승엽의 소식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해 아시아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뒤 일본에 진출해 신인이라는 각오로 일본 적응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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