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통업계 가격파괴 회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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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워싱턴=陳昌昱특파원]각종 할인전문점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미국 유통업계의 「가격 파괴」바람이 크리스마스및 연말연시를 앞두고 쇼핑센터.체인점등 일반 소매점에까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일반 소매업자들이 프라이스클럽등 창고형 할인매장이나 디스카운트 스토어에 익숙해진 깍쟁이 소비자들을 다시 뺏아오기 위해 가격인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15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紙)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소매업자들은 인건비등 경비절감은 물론 구매선 다변화등을 통한 자구노력을 통해 상품판매가격을 최고 50%이상씩 잇따라 인하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업체에선 얼마 안되는 마진폭마저 줄 이는 제살깎기 작업에 서슴없이 나서고 있다.
워싱턴주에 있는 실버스프링쇼핑센터의 경우 경비절감등을 통해 가정용 커피메이커를 2년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가격인 단돈 59달러99센트에 팔고 있다.
또 다른 생활용품매장에서는 점포합리화 노력을 통해 화장품.비누.샴푸등의 가격을 4년전 수준으로 묶어 놓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소매업자들은 마진폭을 줄이는 대신 연말 세일기간에 평소보다 두배정도 매출을 늘려 수지타산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딱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거센 가격인하 바람은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총 2만4천여개 대표적인 소매업자중 50명을 표본조사한바에 따르면 이가운데 80%인 40명이 가격파괴 현상에 자극받아 올들어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 다.
특히 가격을 현상유지시킨 40명가운데 절반인 20명은 지난해수준이하로 가격을 인하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소매업자 10명도 실질적으로 상품판매 가격을 인상시킨업자는 불과 3명에 그치고 그나마 7명은 인상후 다시 인하하는방식의 편법을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매업자들은 전문할인업태들과 마찬가지로 동남아등 해외까지 나가 구입선 다변화를 꾀해 가격을 인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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