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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신용카드’ 시대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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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용카드가 있는 사람들은 손쉽게 자신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결제 기능(모바일 신용카드)을 넣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내년 3월부터 SK텔레콤과 KTF의 3세대 서비스(WCDMA) 가입자는 그렇게 할 수 있다.

 3세대 단말기에 결제 기능을 넣으려면 카드회사 직원을 직접 만나 서류(정보 활용 동의서)에 서명해야 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이 당시 LG카드와 손잡고 올 5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실제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음성통화를 주로 하는 2세대 단말기로 신용카드 결제를 하려면 전용 단말기에 결제용 칩을 별도로 달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신용카드가 있는 고객이 휴대전화에 결제 기능을 넣을 때는 서명 대신 무선 인터넷이나 자동응답장치(ARS)를 이용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고객이라면 카드회사에 전화해 신청을 하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개정된 법은 22일께 공포될 예정이며 3개월 뒤인 내년 3월 말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새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간편하게 결제 기능을 넣을 수 있어 가입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현대·롯데카드와 제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옛 LG카드)와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는 KTF도 제휴 카드사를 늘린다. KTF는 지난달 3세대 휴대전화에 신용카드를 저장해 해외에서 결제하는 시범 서비스를 했다. 내년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KTF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엔 국내에서 쓰는 3세대 휴대전화를 외국으로 들고 나가 통화를 하면서(자동 로밍) 단말기 안에 든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고 결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3세대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480만 명이다. 올 9월 이후 한 달에 70만~8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면 내년 7~8월께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 기능을 이용하려면 3세대 서비스에 가입할 때 모바일 결제 기능을 넣을 수 있는 USIM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이 카드를 1만1000원에 판다. KTF는 내년 초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USIM 카드를 내놓는다.

◆개인식별카드(USIM)=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의 약자. 가입자의 기본 정보는 물론 각종 금융 서비스 기능을 저장할 수 있다. 현재 ▶교통카드 ▶증권 거래 ▶이동통신사 멤버십카드 등을 저장해 쓸 수 있다. 모바일 결제 기능이 들어간 휴대전화 단말기를 가맹점에 있는 인식기에 갖다 대고 서명하면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유럽 방식의 3세대 휴대전화는 단말기에 이 카드가 들어가야만 통화할 수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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