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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결코 미국 추월못한다-폴 크루그먼 교수 혹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 ○… ○… ○… ○… ○… ○… ○… 중국과 일본,나아가서 아시아의 「4마리 호랑이」인 한국.싱가포르등 신흥공업국가가 조만간 서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의견이 최근 서방 언론에 대두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폴 크루그먼 美스탠퍼드大교수는 『자원동원만 많았지 아시아 국가들은 효율이 낮은데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때문에 전과 같은 고속성장이 어려워 미국을 추월하기는 힘들것』이라며 「기적」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서구가 배울만한 아시아국가의 체제도 신통한게 없다고 혹평했다.크루그먼교수는 클린턴 행정부의 국가경 쟁력 강화 주장을 비판,경쟁력 강화논쟁을 촉발시키는 등 촉망받는 美경제학자중 한명이다.다음은 외교전문잡지인『포린 어페어스』 겨울호에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제목으로실린 그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 …○ …○ …○ …○ …○ …○ …○ 서구 여론지도층은아시아국가의 고속성장에 두려움을 느끼면서▲기술이 널리 확산,서구 국가들은 전통적인 기술우위를 잃게되며▲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아시아국가로 옮겨지고▲자유가 적은 대신 계획성이 높은 아시아 국가경제가 서구보다 우월 해 진다는 명제를 당연하게 여긴다. 이는 50,60년대 소련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3배에 달하자 70년대 초에는 소련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결과적으로틀린 전망을 떠올리게 한다.
그후 소련의 성장은 둔화,미국과의 경제발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생산성은 인력자원을 대량 투입하는 외에도 관리 향상,기술발전과 더 좋은 기계의 사용에 따라 높아진다.
소련과 같이 수백만명의 인력을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시키는등 자원 동원에 탁월하지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제는 발전에 한계를 맞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싱가포르.한국등 아시아 4마리 호랑이와 50년대의 소련과는 유사점이 많다.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 66~90년 사이에 8.5%나 급성장,미국의 3배 수준에 달했으며 인구중 고용비율은 5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앞으로 고용인구가 2배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40%에 달하는 현재의 투자율이 70%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기도어렵다. 게다가 교육이나 투자율에서 싱가포르보다 못한 다른 아시아국가들이나 싱가포르 모두 자원동원은 우수하지만 효율성 개선의 증거가 없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중국은 통계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성장이 높지는 않다.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효율증대를 통해 성장해온 일본은 최근성장속도가 둔화되는 데다 미국의 효율성에 굼벵이 속도로 접근하는 한 일본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을 결코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선진국과 아시아 국가간의 기술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90년 이후 자본이동도 남미쪽으로 집중됐지 아시아는 그 다음이었다.도리어 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자본수출을 하고 있는데 이는내부의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증거다.
그렇다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에 서구가 배울만한 공통된 체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시아 성장의 비결이 있다면 내일의 떡을 위해 오늘의 만족을희생하겠다는 결의가 있을 뿐이다.
적자해소와 저축률 증가에 고심하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해법이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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