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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동성 커플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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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로 몰리는 동성애자 행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가 지난 12일부터 동성 간 혼인증명 서비스를 개시한 지 6일 만에 2천6백36쌍의 동성 커플이 혼인증명서를 받아갔다. 법원은 보수단체의 청원에도 불구하고 중단 명령을 내리지 않아 증명서를 받아가는 동성 커플의 수는 당분간 줄지 않을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은 개빈 뉴섬(36)시장이 커플에 대한 혼인증명서 발급을 지시한 뒤 시간당 50~60건씩 결혼증명을 발부할 정도로 바빴다. 증명을 받지 못해 돌아간 동성 커플들은 시청 앞 거리에서 노숙하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로 시청은 일요일(15일)에도 문을 열어야 했다. 증명서를 위해 해외에서 날아온 미국인 동성 커플도 15%에 달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그동안 하루 20~30건 정도 혼인증명서를 발급해 왔다.

동성 결혼에 반대해온 보수단체들은 지난주 말 시 당국의 혼인증명서 발급을 중단시켜줄 것을 지방법원에 청원했다. 그러나 법원은 17일 시 당국에 법적 구속력 없는 '중단 권고'만을 내렸다. 힘을 얻은 시 당국은 "법원의 (중단)최종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서비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시가 발행한 혼인증명서가 시 바깥 지역에서 법적 효력을 인정받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뉴섬 시장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올 초 연두교서에서 "결혼은 남녀 간의 신성한 결합"이라며 동성 결혼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분노해 이 같은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허가하는 주는 없으나 매사추세츠주 법원이 4일 동성 간에도 '완전한 결혼의 권리'가 있다고 결정함으로써 이 주는 오는 5월부터 동성 결혼을 허가하는 최초의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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