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 번 놓치지 마세요, 2007년 최고의 영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0호 20면

일 년을 돌이켜보면 얻은 것보다 놓친 것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주 사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도 비슷하다. DVD나 불법 파일로 다시 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영화일수록 스크린에서 만났을 때의 느낌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12월에 찾아오는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는 그런 점에서 만회의 기회를 주는 행사다. 12월에 하이퍼텍 나다를 찾아가면 너무 짧은 기간 상영해, 혹은 너무 적은 수의 극장에 걸려 놓쳐버린 영화들, 바쁜 생활에 쫓겨 잊고만 영화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2007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30편이다. 이 가운데 감독의 명성으로만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의 ‘인랜드 엠파이어’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 구스 반 산트의 ‘말라 노체’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언제나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던 린치의 미로 같은 세계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영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폭력의 본질을 해부하는 ‘폭력의 역사’는 한동안 뜸했던 거장 크로넨버그의 귀환을 화려하게 알린 작품이다.

흑백 영화인 ‘말라 노체’는 뒤늦게 찾아온 구스 반 산트의 데뷔작으로, 언어로는 소통이 불가능한 미국인 청년과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의 사랑을 그린다. 파리에서 찍은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에 포함된 구스 반 산트의 단편 또한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청년의 사랑의 순간을 다루고 있어 재미있다.

이 행사는 저예산 영화로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원스’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가수를 꿈꾸는 가난한 아일랜드 청년과 체코 이민자인 싱글맘의 사랑을 담은 ‘원스’는 드라마가 없다시피 한데도 노래와 감성만으로 2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 밖에도 가위질해야 할 장면이 너무 많은 나머지 일부 삭제 자체가 불가능했던 파격적인 영화 ‘숏버스’, 올해 한국 독립영화계의 수확이라고 불리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와 ‘은하해방전선’,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만든 따뜻한 사랑 영화 ‘호랑이와 눈’, D H 로런스의 고전을 페미니즘 시각으로 각색한 ‘레이디 채털리’, 게이 소년의 오색찬란한 인생 이야기 ‘플루토에서 아침을’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dsartcenter.co.kr)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