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장희빈 선보인다-SBS,신은경 캐스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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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신세대 장희빈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SBS-TV는 MBC-TV 『종합병원』의 억척 레지던트 신은경을 사극 『장희빈』(임충 극본,이종수 연출)의 주연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장희빈은 천한 신분이면서도 숙종임금을 한눈에 홀린매력과 함께 온화한 성품의 인현왕후에 비해 표독스런 기질이 특징인 인물.
SBS측은 당초 유력한 장희빈감으로 강수연을 기용키로 하고 출연섭외를 시도했으나 그의 영화촬영 스케줄 때문에 불발되자 「산소같은 여자」이영애를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영애의 경우 미니시리즈『아스팔트 사나이』(박현주 극본.이장수 연출)에 캐스팅된데다 선이 강한 연기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 때문에 신은경 案까지 내세우며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장희빈』제작진은 현대적인 사극을 만들겠다는 의욕을 내세우며 한창 인기가 절정에 오른 신은경을 주연급으로 떠올렸다. SBS의 한 관계자는 『신은경의 경우 뭇남자들을 한눈에 홀리는 전통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미모보다는 매력에 방점을 찍는 신세대의 관점에서는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종합병원』에서 「자기 일에는 악착같지만 사랑앞에서는고전적인」신은경의 이미지도 장희빈의 이중적인 감수성에 들어맞으리라는 설명이다.
연출자 이종수PD는 『밑바닥 인생에서 권력 상층부까지 올라간적극적인 여성으로 장희빈을 그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사극경험이 전혀 없는 신은경에게도 『장희빈』출연은 신세대의 감성에 영합하는 반짝스타가 아닌 폭넓은 연기력을 갖춘 스타라는인정을 받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은경 자신도 『장희빈』출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그러나 『종합병원』과 CF출연 스케줄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SBS측은 캐스팅문제등을 고려,시간을 벌기위해 12월에 막을 내리는 월화드라마 『작별」의 후속으로 정해진 『장희빈』대신 창사특집 미니시리즈 『모래시계』(송지나 극본,김종학 연출)를 먼저 방송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제작 막바지 단계인 『모래시계』의 방영을 더 늦출 수 없다는판단과 제작일정이 촉박한 『장희빈』팀에 여유를 줘야 한다는 사정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신은경의 캐스팅이 확정될 경우 SBS는 스타를 키우기 보다는 만들어진 스타를 데려오는데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것으로 보인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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