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지스함 기밀 누출 혐의 … 일본 자위대 간부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일본 경찰과 해상자위대 경무대(헌병대)는 이지스함의 특별방위 기밀이 포함된 정보를 유출한 해상자위대 간부(34)를 미.일 상호방위원조협정 등에 따른 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13일 체포했다.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자위대원이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개발한 고도의 군사기밀을 유출한 현역 자위대 간부를 사법처리함으로써 일본 측이 정보 관리에 철저하다는 점을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간부는 특별방위비밀인 이지스 시스템 정보 업무 부서에서 근무하던 2002년 8월, 해상자위대 제1술과(術科)학교 교관에게 관련 정보를 누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정보가 외부로 새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보를 전달받은 교관에 대해서도 입건할 방침이다.

미국이 개발한 이지스함은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 등 10개 이상의 목표를 동시에 포착, 공격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와 대공미사일을 장착한 함정이다.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방공 체계의 핵심이자 탄도 미사일 방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은 이 문제가 불거진 뒤 일본의 정보 관리 시스템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