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기업 22% “한국 버블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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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 경제에 ‘버블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한 일본 기업 340개 사를 상대로 지난달 14~28일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버블 붕괴 가능성’(2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조사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센터·서울재팬클럽(SJC)과 함께했다. 조사에 응했던 한 일본 기업인은 “한국이 일본 버블 붕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한국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일본 기업은 14.5%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19.6%)은 이보다 많았다.

또 상의는 같은 기간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 350개 사를 상대로 ‘일본 기업환경’을 조사했다. 이들은 ‘환율 문제’(41.3%)를 일본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어 ‘소비세 인상’ ‘저출산·고령화’ ‘소비심리 위축’ 등을 차례로 거론했다.

이상진 대한상의 해외조사팀장은 “일본 기업인들은 버블 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던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한국 경제를 분석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같은 우려가 있음을 유념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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