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후계자로 메드베데프 지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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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2기 임기를 마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후계자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사진) 제1부총리를 낙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0일 여당 지도부와 만나 "대통령 후보로서 (메드베데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17년간 가까이 지내 그를 잘 알고 있으며,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지난 8년간의 정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푸틴이 이끄는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과 친크렘린계 정당인 '정의 러시아당' '농업당' '시민의 힘' 등 네 개 당은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대통령 단일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통합러시아당은 17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지지 발언으로 사실상 메드베데프가 대선 후보로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일찍부터 유력한 차기 후보로 꼽혀 왔다. 헌법의 3선 연임 금지 조항으로 내년에 물러나는 푸틴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후임자에게 권좌를 물려준 뒤 2012년 대선 후보로 다시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푸틴이 후계자로 메드베데프를 지명한 것도 그가 충성도 높은 측근 중의 측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P통신은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푸틴이 복귀를 원한다면 당연히 자신의 대통령직도 포기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철종.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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