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인터넷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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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통신사들이 추진 중인 인터넷TV(IPTV) 사업에 뜻밖의 복병이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에게 요금을 받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상파 3사는 최근 KT·하나로텔레콤과 프로그램 제공 계약 갱신 협상을 하면서 이 같은 요구 조건을 내건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KT의 ‘메가TV’와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이용자들은 지상파가 만든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등을 볼 때마다 편당 500원의 이용료를 따로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지상파 3사에 연간 일정액의 콘텐트 사용료를 지불한 뒤 VOD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계약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지상파 3사 측이 소비자가 VOD 콘텐트를 이용할 때마다 돈을 내는 방식(PPV·Pay Per View)으로 유료화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지상파 3사는 “KT와 하나로텔레콤이 IPTV 가입자로부터 VOD 이용료를 받으면 기존 콘텐트 공급 대가를 제한 나머지 수익을 서로 나누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방송사는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이 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TV 방영 7일 뒤에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지상파 3사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IPTV 가입자 유치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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