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개 속 대입수능 등급제 - 변수 숨어있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능 성적표가 나왔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책을 찾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지금까지 등급제 특성 등 올해 입시의 전반적인 방향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세부 사항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교차 지원 여부, 추가 합격 가능성, 경쟁률, 모집 군별 특성 등을 세밀하게 알아보자. 그후 지원 전형이 자신에게 정말 유리한 것인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교차 지원 여부를 고려하라
교차 지원이 매년 느는 추세다. 자연계열 학생 중 수리 영역에서 더 좋은 등급을 얻기 위해 어려운 수리 가형 대신 나형을 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학이 자연계에서도 수리 나 영역 점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리 가형은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총 99개 대학이 수리 가형에 가산점을 준다. 그러나 가산점을 얻는 것보다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인문계·자연계 수험생 모두 두 계열 통합 상위 누적 백분위를 참고해 대학별 환산점수기준 가산점이 자연계 학생들에게 부여되었을 때의 유불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통합 백분위는 특히 자연계 학생들이 수리 가·나, 사탐·과탐 모두 인정하는 학과에 지원할 때 꼭 참고하는 것이 좋다.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지원할 경우 수리 나·과탐 또는 수리 나·사탐을 본 수험생들에게 밀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작년 숙명여대 다 군 생활과학부의 경우 경쟁률이 43.8:1에 이르며 인문계 학생들이 대거 지원해, 합격선이 크게 오르고 순수 자연계 학생들은 합격하기 어려웠다.
 
■경쟁률을 끝까지 주목해야
소신지원이 아니라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의 경쟁률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원하려는 대학과 모집단위의 지난 3년 간 경쟁률 양상을 꼼꼼히 분석해 본 뒤,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2007학년도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15:1로 치솟으며 결과적으로 약학과, 사범대 인기학과 다음으로 합격선이 올라갔다. 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 공학과 역시 가·나·다 군의 경쟁률이 급상승하며 높은 합격선을 보였다.
 
※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대학 및 모집단위
① 수능반영영역이 적거나, 반영영역을 선택할 수 있는 모집단위
: ‘2+1’ 반영, 탐구영역 반영 과목수가 적은 경우, 언·외 중 택1 or 언수외탐 중 택3 등
② 전형방법이 단순하거나, 수능 외의 전형요소 반영이 미미한 모집단위
: 수능 100% 전형, 대학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 학생부의 변별력이 낮은 경우
③ 당해년도 신설된 모집단위
④ 전년도에 지나치게 경쟁률이 낮았거나, 합격선이 내려간 모집단위
⑤ 자연계열 학과에 수리나+과탐, 수리나+사탐 선택자가 지원가능한 모집단위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경영대·의과대·교육학과·관광 관련 학과 등은 올해에도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률이 높은 세무학과, 경원대의 바이오나노학과,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 숭실대 IT대학,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등도 강세를 보일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법경찰학부·경찰행정학부도 최근 인기를 끄는 학과다.

의치대의 경우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의대 커트라인이나 경쟁률은 작년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다. 생명과학·화학·생물 관련 학과들은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로 인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도입도 법대 지원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이 도입되면 학생들 입장에선 반드시 법대에 진학할 필요가 없어진다. 게다가 대학이 로스쿨을 유치한다면 그 대학 법학부는 폐지된다. 법조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로스쿨 유치 가능성이 높은 대학으로 몰리고, 로스쿨 유치가 힘든 대학의 법대는 지원율이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추가 합격 가능성도 중요 연세대·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를 비롯한 상당수의 대학이 30~50%의 인원을 수능 우선 선발로 뽑는다. 그러나 이들 중 서울대 혹은 의치·한의대에 동시 합격한 이들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2007학년도 고려대 법대 정시 모집 합격자 149명 중 111명이 1차 추가 합격자였다. 1차 추가 합격만으로 정원의 74%가 바뀐 것이다.

올해는 특히 등급제로 바뀌어 추가 합격 인원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 및 모집단위에서 매년 어느 정도의 인원이 다른 대학 및 모집단위로 빠져나갔는지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모집군별 특성  
정시 모집은 수시 모집과 달리 각 대학들이 가·나·다 군으로 나뉘어 있고, 모집 군별로 1개 대학씩 최대 3개 대학을 지원(산업대학은 제한 없음)할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모집 군별 특성을 이해하고 지원해야 한다.
가 군과 나 군의 모집 인원은 각각 정시 모집 전체 인원의 36.78%와 40%를 차지한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들이 가·나 군에 속해 있다. 특히 가 군은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이 몰려 있다. 이들 대학에는 나 군 서울대 합격이 불투명한 고득점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해마다 서울대와 중복 합격한 가 군의 고려대·연세대 합격자가 최종 등록할 때 서울대를 선택하면서 가 군 대학들의 추가 합격이 많이 생겨났다.

올해는 나 군에서 서울대와 의예·한의예·치의예 등 최상위권 모집단위 이외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작년까지 나 군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은 한양대·경희대·서강대·중앙대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으나, 올해는 연세대와 성균관대가 포함된다.
다 군은 정시 모집 전체 인원의 26%를 모집한다. 분할 모집을 실시하는 한양대와 경희대, 한국 외대 등의 상위권 학과들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전체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가 군과 나 군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안정 지원 차원에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실제 등록이 이루어진 뒤 추가 합격 가능성이 높다.
 
2008 정시 경향 전망  
올해는 특히 고려대의 수능 등급 점수 환산 방법이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가 수리 영역의 등급별 점수차를 크게 벌렸기 때문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수리 영역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상위권 학생들이 부담을 느껴 고려대 외의 대학에 지원하기 쉽다.

김형중 분당 청솔학원 원장은 “성균관대가 가·나 군 분할 모집으로 바뀌면서 연·고대 상위권 학과로의 소신 상향 지원경향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연·고대 상위권 학과를 소신 지원하는 학생들이 안정 지원으로써 나 군의 서강대와 성균관대 상위 학과로 분산 지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다 군 모집단위와 수능 100%로 전형을 실시하는 모집단위의 경쟁률은 높을 것이다” 며 “가 군의 인하대, 전남대, 나 군의 경원대 바이오나노학부, 동의대 한의예, 다 군의 건국대, 부산외대, 숙명여대 등의 합격선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국 교대의 입학정원은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2007: 5,529명, 2008 : 5,227명). 하지만 입시 전문기관에서는 교대와 사범대의 올해 지원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치표는 참고만   
여러 입시전문기관의 자료들은 다양한 대학과 학과의 합격선을 유추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배치표에만 너무 매달려서는 안 된다. 매년 대학 입시는 변수가 있어왔고, 올해는 등급제가 시행되면서 더욱 혼란한 상황이다. 배치표는 어디까지나 이전의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고 입시기관마다 제시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쵬여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도움말=청솔학원 / www.cheongsol.co.kr
거인의 어깨 / www.imekorea.co.kr

'대입 지원설명회'동영상 볼 수 있습니다.
7~9일 열린 중앙일보·중앙SUNDAY 주최 ‘2008년 대입지원전략설명회’ 주요 내용을 GS강남방송(gsgbi.co.kr)에서 녹화 방영합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홈페이지(jjlife.com)에서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방영 일정은 해당 홈페이지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