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海수온 높아지고 있다-韓.러.日 공동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동해가 변하고 있다.
총면적 1백만평방m이며 최대 수심이 4천49m에 달하는 동해는 대서양 크기의 1.2%에 불과한 작은 바다지만 대양(大洋)형태의 심층대류가 일어나는 비교적 안정된 바다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한국.러시아.일본의 해양학자들이 동해의 순환을 규명하고 해양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동아시아연해순환연구(CREAMS)를 시작,동해전역에 걸쳐 일관성있는 자료를 얻게 되면서부터 동해가 「조용한 바다」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서울대 해양학과 김구(金坵).김경렬(金慶烈)교수팀은 지난 7월 러시아.일본과학자들과 공동으로 동해전역을 탐사,51개 지점에서 수온.염분측정장치등 첨단장비를 이용한 관측을 실시했다.
金교수팀은 동해 동북부해역과 야마토 해분(海盆)일대의 해수온도를 3천m이하 심층까지 측정,과거의 관측자료와 비교해 본 결과 온도변화가 심한 표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역에서 섭씨 0.
03~0.12도까지 온도가 높아진 것을 발견했다.
일본과학자가 관측한 지난 69년의 자료에 따르면 수심 1천m지점에서는 0.06도,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않는 일정 온도층인 2천m지점에서는 0.04도정도의 수온을 보였으나 이번 조사결과 각각 0.18도와 0.08도로 높아진 것이 관측 된 것.
또 용존산소(溶存酸素)가 제일 희박한 지역인 최소산소층의 경우 지난 69년엔 8백m깊이에 위치했으나 이번 조사결과 2천m깊이까지 내려간 사실도 밝혀졌다.이것은 동해의 전반적인 온도상승으로 표층수가 가라앉는 힘이 약해져 깊은 심해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비교적 낮은 수심에서만 대류가 일어난 탓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동해전역의 용존산소농도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이 결과는 최근 열린 CREAMS 94국제공동연구회에서도 발표돼 그 원인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金교수팀은 이 현상이 지구온난화현상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구표면의 거대한 열저장고 역할을 하며 기후를 조절하는바다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에 따른 환경변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朱宰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