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학팀 구성비상-산업.외환.조흥등 3개銀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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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SN(h)-K/.N(h-V t).
이 수학 산식은 금융파생상품의 하나인 콜옵션의 가격을 계산할때 이용되는 기초적인 산식이다.
선물(先物).옵션등 파생상품 취급에 익숙한 외국금융기관들은 이미 이 정도는 오래전부터 사용해왔으나 국내은행들은 최근에서야이같은 고등수학을 다루는 전문가를 뽑아 컴퓨터 도상 연습에 들어가 있는 단계다.미사일의 정확도에 버금가는 정 밀도의 세계,수학과 금융이 접목되는 하이테크 금융상품 시대의 출현에 대비해국내금융가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금융시장이 개방돼도 그다지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그러나 파생상품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자칫하면 선진국들이 들어와 판을 치고 뭉칫돈을 싸들고 나가도 우리는 두눈 뜨고 앉아 당할지도 모릅니다.』(조흥은행 국제 금융부 金昌鎬실장) 문제의 파생상품이란 금리.환율등이 종전과는 달리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하면 손해를 안 볼 수 있는 지를 따져야하는 손해 「방어용」상품이면서,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성」으로 바뀔 수 있는 두 얼굴의 하 이테크 금융상품으로 정부는 오는 96년 파생상품 시장을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리계산을 최소한 소수점이하 4자리수인 「0.0001」%까지정확하게 따져야만 그나마 얼굴을 내밀 수 있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 이를 다루는 팀들은 「금융공학팀」이란 별칭까지 얻고 있다.이같은 금융공학팀을 운용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은 현재 산업.외환.조흥은행 정도.
물론 다른 은행들도 대응 채비를 서두르고 있긴 하나 그래도 팀이 가동되어 컴퓨터 도상 연습에 들어간 곳은 이들 3개 은행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3개 은행들의 현재 가동인력도 외환 7명,조흥 4명,산업은행 9명등 모두 20명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외 전문인력 충원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이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나 선진국들에 비하면 태부족이다.시티,체이스 맨해튼등 선진국 은행들은 은행당 보통 2백~3백명씩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와는 비교도 안된다.
그래도 국내은행들의 방어 의지만큼은 대단하다.비록 인력이나 투자.기법.경험등 모든 면에서 열세지만 우리 돈인 원화에 대한파생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외화파생상품쪽과는 달리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은 높다.
외환은행의 외환자금부 금융공학팀도 그중의 하나로 지난해말 수학과 출신의 해외석사를 영입해 팀을 보강했다.
『파생상품의 기본은 수학입니다.현재 외화 파생상품의 기법을 그대로 끌어다 쓰고는 있지만 원화 파생상품에 대한 선진국 침투에 대비,나름대로 우리의 대응 시스템을 가동중입니다.』(盧知鉉외환자금부 직원.수학전공) 현재 파생상품 기본모델 2개를 개발해놓고 있고 내년에는 보다 첨단형의 파생상품 모델을 만들어낼 예정이라고 한다.
조흥은행의 핵심인력은 4명.최근 은행장등 최고 경영진에게 외국의 파생상품시장 침투에 대한 전사적인 대비책을 건의했다.
이들은 현재 파생상품개발팀을 박사급 10명선으로 확대하고 이를 운용.관리할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은행 자구차원에서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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