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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마지막 녹화현장-제대후엔 개성파로 인정받을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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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인표야,2년은 금방이다.제대후 출연하는 드라마에는 내가 꼭엄마역을 맡을께….』 18일 오후 MBC드라마 『아들의 여자』촬영이 한창인 서울강남구논현동 M예식장.녹화장에 들어선 차인표를 보고 극중 고모인 사미자가 얼른 손을 잡고 반 긴다.『오늘이 우리 보는 마지막 날이지?극중 결혼만 하지말고,진짜 장가를들어야지….』극중 어머니 여운계와 김상순도 차인표를 둘러싸고 아쉬운듯 한마디씩 한다.그런가 하면 자신의 쇼 출연 요청을 위해 여의도에서 촬영장까지 달려온 PD도 있어 스타의 위세를 실감하게 했다.
12월1일 입대하는 차인표는 이날 고소영과의 결혼식장면이 그의 마지막 방송녹화였다.입대로 인한 극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미 열흘간 철야로 5회분을 찍은 뒤였다.전날밤 모처럼의 여가를 애인 신애라와 보낸 그는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후2시 촬영장인 식장에 들어섰다.「마지막」이란 의식때문인지 그의 표정에서피곤한 구석은 찾기 힘들었다.다만 꼭 껴보이는 아이보리색 예복과 부조화를 이룬 검정 구두가 바쁜 스타의 여유없는 이면을 그려주고 있었다.『데뷔때부터 단벌로 신어온 구두예요.소품부터 철저히 챙기는 선배들을 보면 전 아직 프로가 못돼나 봐요.』 이「겸손한」 스타는 『다행히 오늘은 대사 없이 신부와 서있기만 하는 장면이어서 부족한 연기력이 많이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2시30분.식장에는 정보석.김민종.홍리나등 극중 가족과 엑스트라 60여명이 「하객」으로 자리잡았다.이관희PD의 「레디 고!」가 울려퍼졌다.애인 채시라 대신 신부로 선택된 고소영이 눈부신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입장한다.『사랑을 그대 품안에』서 보여준 예의 쏘는 듯한 눈빛으로 능숙하게 신부를 맞는 차인표.그순간 『컷! 컷! 피아노 왜 안쳐?』 이PD가 비명을지르고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차인표를 홀린듯 바라보던 예식장전속 피아니스트가 그만 연주를 잊었기 때문.이미 예식장 여직원들의 사인공세에 한바탕 시달린 차인표도 사연을 알고 폭소를 터뜨린다. 『한참 인기가 치솟던 여름철엔 하루에 1천5백장씩 팬레터를 받았어요.화면에서 사라진 후론 30~40장까지 숫자가 줄다가 요즘 다시 늘더군요.』 그는 『그간 팬들로부터 이유없는무조건적 사랑을 받아 부담감이 컸고 무척 죄송하게 생각한다 』며 『제대후엔 스타로보다는 모든 위선을 벗고 개성 뚜렷한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다시 촬영에 들어간 제작진은 일사천리로 녹화를 진행,3시간만에 식을 끝냈다.『신랑 신부행진!』 외치는 것을 잊어버린 엑스트라 사회자 가 한차례 NG를 냈을 뿐이다.
『마지막 녹화를 무사히 마치게해준 동료연기자.스태프진께 감사드립니다.』 인사를 마친 차인표는 『신애라양과의 실제 결혼은 입대후 휴가에 맞춰 날짜를 잡을 계획』이라며 『결혼식은 오늘처럼 호화예식장 아닌 작은 교회에서 조촐하게 올리고 싶 다』고 귀띔한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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