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돈내는 것만 중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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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北韓)의 경수로건설 지원을 비롯해 대체에너지 제공,핵(核)시설 해체에 따르는 비용 분담문제를 두고 미국(美國)정부가우리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려 한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우리 정부는 당초부터 경수로 건설비용만 분담하기로 한것인데 이제는 대체에너지 제공에서부터 폐(廢)연료봉 처리에 드는 비용마저 우리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북-미(北-美)제네바합의 직후부터 미국쪽에서 흘러나왔던 이 이상한 소문들은 코리아에너지 개발기구(KEDO)구성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더욱 잦아지고 있다.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수로지원등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구성될 KEDO의 전체 예산 은 대략 45억달러로 알려지고 있다.이 예산은 경수로 건설비용 뿐만 아니라 폐연료봉 처리비용에서 북한의 핵시설 해체비용과 KEDO의 운영비용을 포함한 비용이라는 것이다.
이중 우리가 부담하기로 한 것은 35억달러로 추정되는 경수로지원비용의 60%정도로 알려져 있다.나머지 대체에너지 비용 3억달러라든가 연료봉 처리와 제3국 이전에 드는 1억달러등은 미국이 부담하는 것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이 문제와 관련,『한국은 KEDO 전체 예산중 경수로 건설비용의 일부만 부담하게 될 것이며 북한에 대한 대체에너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 韓美간 양해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부 담할 비용은21억달러정도로 KEDO 전체 예산중 절반 가까이 된다.
그렇게 큰 몫을 분담하기로 한 것은 중심역할을 할 수 있다는한미(韓美)간 약속 때문이다.우리가 중심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노형(爐型)선택과 건설을 우리가 주도한다는 뜻이지 일방적으로 돈만 내는 봉노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그런데 도 미국측은 계속 우리측에 이것저것 더 부담시키려 하고 있다.
18일부터 KEDO 구성을 위한 韓.美.日간 고위 실무회의가워싱턴에서 열린다.이 회의를 통해 각국의 분담몫을 분명히 해 더이상 구구한 소리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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