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가게 가린다고 가로수 뽑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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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는 서울 은평구 증산역 옆에 있는 아파트에 산다. 우리 아파트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는 길가에 지어진 아파트라 벚꽃나무와 단풍나무로 가로수 조경이 잘 돼 있는 편이다. 그런데 아파트 바로 앞에 심어 놓은 가로수 한 그루가 최근 통째로 뽑혀나갔다. 알고 봤더니 우리 아파트 근처 가게의 주인이 가로수 때문에 자기 가게가 잘 안 보인다고 가로수를 뽑아 버렸다는 것이다.

이 가게 주인은 지난해 여름부터 아파트 앞에 심어져 있는 가로수 때문에 장사가 잘 안된다며 다섯그루 가운데 두그루의 가지를 자르더니 이번엔 아예 한그루를 뽑아 없앴다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단풍이 들어 아파트 주민은 물론 행인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가로수를 혼자만의 편의를 위해 뽑아버린 업주가 야속할 따름이다.

이와 함께 일개 개인이 자기 마음대로 가로수를 뽑아도 괜찮은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든다. 행정 관청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체 하는 것일까.

김준성.서울 은평구 증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