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10%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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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크게 늘게 생겼다. 지난해 통계부터 국민소득의 범위에 그동안 빠져 있던 군사시설.소프트웨어 등 여러 항목이 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통계를 내는 한국은행은 16일 통계기준을 17년 만에 '93 SNA(국민계정체계)'라는 기준으로 바꿔 지난해 국민소득을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93 SNA'는 유엔.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5개 국제기구가 1993년 합의한 국민소득 작성의 국제표준이다. 종전의 기준이 기술과 경제구조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만들어졌다.

한은의 안용성 국민소득팀장은 "국가의 회계장부(국민소득)도 국제표준에 맞춰야 대외 신인도를 얻는다"고 새 기준 도입의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방식을 거의 완전하게 도입한 나라는 미국.일본 등 10여개국에 불과하다.

새 기준에 따르면 군용이라도 비행장.항만.병원처럼 민간용도로 전용하기 쉬운 것들은 정부 투자로 간주해 상당 부분 국민소득에 넣기로 했다. 댐.교량.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의 감가상각액도 포함된다. 산업 내 비중이 커진 소프트웨어 등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분류해 소득개념에 들어간다.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한국처럼 군사비.SOC 지출이 많고 정보산업(IT)이 발달한 나라는 국민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이점을 누리게 됐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 수치가 10%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1천달러(전년은 1만13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새 기준에 따라 지난해 국민소득과 95~2002년 수정치를 작성해 다음달 하순 발표할 예정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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