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드는 지방 청약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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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이 봄기운을 맞는 것일까. 최근 치러진 일부 지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난달보다 훨씬 나아졌고,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특히 대구의 분위기 변화가 눈에 띈다. LG건설이 12일 접수 마감한 월성LG자이 아파트 4백80가구가 3순위에서 평균 1.2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LG건설 관계자는 "계약을 포기하는 신청자도 있겠지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집값과 분양가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기다렸던 실수요자들이 일부 움직인 데다 지역 경기가 나빠 총선 이전 투기과열지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도권이나 충청권에서는 이 같은 실적이 별 볼일 없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대구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11월 이후 분양된 아파트 4개 단지 가운데 3순위에서 마감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인근의 T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20%를 밑돌았고 비슷한 입지 여건에서 나온 D아파트의 경우 최저가 보상제 등을 내걸 정도로 시장이 죽어 있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발생한 미분양 아파트만도 4천5백가구에 이른다.

같은 날 강원도 속초시 금호동에서 3순위 접수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4백49가구도 평균 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4년 동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기도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 1만4천여가구가 분양되는 충남 천안 일대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말 분양하는 천안 백석동 이수브라운스톤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 1만여명이 몰려 열기를 반영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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