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유상증자 정보 유출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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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 감독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감독 당국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 정황이 드러나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4일 “거래소 시장감시팀에서 금호산업 유상증자와 관련한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을 보고해 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혐의가 드러나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호산업의 유상증자 사실이 공시 전에 새나가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불거졌다. 지난달 30일 금호산업 주가가 장 마감 30분을 앞두고 급락해 전날 대비 5.11% 떨어진 가격에 마감하자 내부자 정보 유출설이 흘러나왔다. 거래소가 장 마감 후 금호산업에 유상증자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이미 이때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따른 대응 투자전략을 문의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소문이 확산된 뒤였다.

특히 평소 거래량(약 30만 주)의 4배에 달하는 128만 주가 거래된 데다 기관 투자자가 48만6000주를 순매도한 게 알려지면서 소액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소액주주들은 1~4일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금호산업의 내부자 거래 의혹을 조사하라는 진정을 100건 이상 올렸다. 금호산업 주가는 유상증자설이 처음 나온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동안 16.88% 떨어졌다.

금호산업 측은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내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 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증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사전 유출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해명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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