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커피? 커피! - 쓰디쓴 에스프레소…香<향>을 마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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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윤은혜의 은밀한 소통이 너무도 가슴 아렸던 때문일까.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문 닫은 지 석달여. 아직도 은은한 원두 내음이 코앞에 물씬 느껴진다. 날씨도 한몫 거든다. 모락모락 김 오르는 커피잔·종이컵은 손난로가 따로 없다. 이래저래 커피 전성시대다. 소문난 커피 전문점을 찾아 다니는 건 기본이고 바리스타(커피 만드는 전문가) 지망생도 급격히 늘었다. 커피,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이동규 바리스타가 얘기보따리를 풀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이 5회에 걸쳐 싣는다.

커피숍이 흔해졌다. 국내 브랜드를 비롯해 크고 작은 해외 브랜드 커피 전문점들이 속속 자리잡고 있다. 메뉴도 훨씬 다양해졌다. 모카·카라멜·초콜릿·민트 등 재료가 다채로워 골라 마시는 재미도 커졌다.
커피는 크게 인스턴트커피·드립커피·에스프레소로 나뉜다. 인스턴트커피는 드립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 후, 냉동건조과정을 거쳐 커피 농축액을 알갱이 상태가 되도록 말리거나 얼려 만든 것으로 물에 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커피를 말한다.

드립커피는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내려 마시는 방식으로 커피메이커를 연상하면 된다. 에스프레소는 공기를 압축해 짧은 시간에 커피를 뽑아낸 이탈리아식 커피다.
내가 즐겨 마시는 커피는 에스프레소다. 누군가는 ‘쓰디쓴 커피가 뭐가 맛있냐’고 정색하지만 나만의 커피 즐기는 방법이 따로 있다.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적당히 넣으면 아주 맛 좋은 커피가 된다.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 ‘설탕을 타는 건 촌스러운 방식’이라 생각하고 쓴 맛을 참고 마시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개인의 입맛과 기호를 무시한 채 스타일만 내세운 것일 뿐 결국 자신의 커피를 찾는 데는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10년 전, 유행을 따라잡는다고 블랙커피를 마시던 것과 흡사하다.

우리가 즐겨 찾는 커피 전문점에는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커피음료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얹은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휘핑크림이 올라간 ‘에스프레소 콘 파나’, 아이스크림을 넣은 ‘에스프레소 아포가또’ 등이다.
이름이 생소해 주문하기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게다가 컵 사이즈조차 영어식 표현이라 혼란스럽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우유를 첨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커피로 분류하면 이해가 쉽다.

커피는 물의 온도와 원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뜨거운 물은 커피가 갖고 있는 향과 상큼·달콤한 맛, 쓰거나 떫은 맛 등 갖가지 맛을 뽑아낸다.
커피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원두의 성분은 2000 여가지. 이중 로스팅(커피를 볶는 작업)후 발현되는 성분은 약 850가지로 모아진다. 그만큼 원두의 맛과 향을 제대로 살린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지식과 기술이 동원된다는 얘기다. 원두의 특성, 로스팅의 정도, 신선도, 원두의 분쇄 정도, 사용하는 물, 추출하는 커피의 양과 추출 시간 등이 정확해야 맛있는 커피가 탄생한다.
찬바람 부는 계절,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가? 당신의 커피 스타일을 찾아 여유를 만끽해보자.

정리=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바리스타 이동규는…

1997년, 호주 멜버른에서 바리스타를 시작, 1998~2001년에는 부산에서 caffe millie를 직접 운영했다. 2003~2005년에는 Next coffee회사를 설립, 원두와 에스프레소 기계를 수입하는 회사를 경영했고, 현재 바리스타 양성기관인 탐스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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