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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현장>어떤 변화 몰고 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도대체 멀티미디어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고 어떤 혜택을 줄수 있다는 걸까.
日오사카 과학기술센터의 보고서 「21세기 직장과 주택」에 따르면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통근시간을 포함해 연간 총노동시간을 1천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세계최고의 노동선진국 독일이 1천6백시간.만일 카를 마르크스가 다시 태어난다면 뭐라고 할까.『만국의 노동자여 기뻐하라.』하지만 기쁨도 잠깐.멀티미디어는 기업의 피라미드형 조직을 궤멸시키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즉 전사적(全社的)네트워크 정비로 정보전달 및 수집을 주업무로 하던 중간관리층의 역할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직접적인 의사소통 채널이 마련됨으로써 기존의 상하관계가 아니라 업무의 중심 플레이어를 핵(核)으로 네트워크 위에서 새로운 업무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진정한 리더로 인정을 받든지 아니면 전문지식으로 무장하든지 둘중의 하나다.멀티미디어는 다른 무엇보다 유통혁명을 초래할 것이다. 통신망 자체가 소매점 역할을 떠맡게 될테니 그 중간 단계는 싫든 좋든 자기 변신을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장이 없으니 점원도 필요없다.필요한 것은 프로그램 제작 스튜디오와 재고관리및 상품 발송 사무실뿐이다.
이같은 쌍방향TV 통신판매의 종착역은 기존의 레디메이드(기성제품)가 아니라 「오더 메이드」(주문제품)다.이와관련,美마이크로소프트社의 빌 게이츠 회장이 묘사하는 멀티미디어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TV화면으로 양복을 주문할 경우 슈퍼마켓에서 사용하는 바코드 판독 스캐너에 3차원 기능을 첨부한 기계로 몸의 치수를 측정한다.이렇게 얻어진 수치 정보는 직접 공장으로 전달되고 로봇이 치수에 맞춰 양복을 재단한다.
완성품은 다음날 주문자에게 배달된다.「중간비용」이 들지 않는만큼 양복값은 40%나 할인된다.』 돈의 지불은 전자결제로 자동 이체된다.일일이 화폐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다.프랑스에서 PC통신 미니텔이 일상생활을 광범위하게 지배하면서 통화량 증가속도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사회는 정보의 홍수를 뜻한다.
美선마이크로시스템社에서는 인터네트의 전자우편이 기업내부에서만매일 1백50만건이 흘러다니고 있다.종업원 1인당 1백20건이다. 이런 쓰잘데 없는 정보 카오스(혼란)를 피해 인적없는 사막이나 외딴 섬으로 도피할 수는 없을까.美AT&T社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겨냥해 고비 사막이든 태평양이든 알프스 스키장이든어디서나 데이터.음성.화상(畵像)을 송수신할 수 있 는 무선통신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빅브라더(大兄)가 출현하려하고 있다.
[뉴욕=李信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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