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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세계미술시장>소더비.크리스티 가을 뉴욕경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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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국제미술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국내미술시장도 이미 세계시장에 편입돼 그 움직임에 따라 고미술품 거래동향이 바뀌는등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세계미술시장의 움직임을 현지에서 소개하는 「트렌드 세계미술시장」을 미술시 장분석가 루스 콥 여사의 기고로 격주 연재한다.루스 콥 여사는 영국 소더비 본사에서 10년 넘게 시장분석자료를 작성한 전문가로서 중앙경제신문을 통해 지난 90년부터 1년반동안 「소더비 인덱스」를연재했었다.
[편집자註] 인상파작가의 작품과 현대미술품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고가의 가격구조 때문에 세계미술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서 언제나 주목돼왔다.
올가을 세계 2대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뉴욕에서 실시하는 경매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컬렉터들이나 전세계 미술품 딜러들의 주시가 따랐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꼭같은 규모의 두 회사 경매에서 매출액은 1억3천3백만달러였다.소더비는 4천8백50만달러였고 크리스티는 5천1백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내용을 볼때 소더비가 경매에 올린 물건들은 32%가 유찰되는바람에 예상매출액의 23%를 채우지 못했다.
크리스티는 25%가 유찰되고 금액면에서는 매출예상액보다 22%가 부족했다.
이번 가을 뉴욕의 경매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미술사에 이름이올라있는 주요한 작가,예컨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클로드 모네,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의 작품이 줄지어 경매에 오르고 있다. 크리스티경매에서는 유명한 자선사업가이며 예술후원가였던 앨리스 털리의 개인컬렉션에서 나온 38점의 회화,조각이 옥션에 오른다.이 가운데서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는 클로드 모네가1907년 둥근 캔버스에 그린『백(白)수련』이다.이 작품의 예상가는 4백만~6백만달러.
소더비 역시 이번 시즌에 최근 몇년간 미술시장에 나온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작품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잔 에뷔테른의 초상』을 예상가 6백만달러로 옥션에 올린다.
이번 시즌의 경매도 최근의 미술시장 동향을 고려해본다면 대체로 무난할 것이란 평가가 가능하다.한 예를 들면 19세기 유럽회화의 회복조짐을 들 수 있다.이 분야는 일본인들의 미술품 구입이 붐을 이룰때 각광을 받았으나 그후 경기후퇴로 시장붕괴 지경까지 간 후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10월초 뉴욕 소더비에서는 세계각국에서 몰려온 응찰자들이회화가격을 크게 끌어 올렸다.빅토리아시대에 활동한 제임스 자크조셉 티소라는 긴 이름을 가진 영국작가가 그린『정원벤치』는 5백28만달러에 팔려 이 작가의 최고판매가를 기 록했다.이 금액은 예상가의 두배 가까운 것으로서 이전까지 티소작품은 1993년 2월 크리스티에서 2백97만달러에 팔린 것이 최고였다.
경매에서 점차 유찰률이 줄어드는 것도 미술시장의 경기를 점칠수 있는 대목이다.최근 평균유찰률은 39.5%까지 회복됐다.
또 최근 시장경향과 관련해 흥미있는 사실은 동북아시아 고객이상대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90년대초 유럽과 미국을 비틀거리게 한 경기후퇴 이래 특히 동북아시아 고객은 유력한 존재로 떠올랐다.지난해 가을시즌 런던과 뉴욕의 경매 에서 한국인들의 출현은 인상파.근대미술.현대미술세일이 성공적으로 끝나는데 도움이 됐다.
또 이번 시즌에 타이완(臺灣)과 홍콩에서 열린 중국미술품경매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소더비가 타이베이(臺北)에서 10월16일 개최한 중국 현대회화.수채화.드로잉.조각옥션에서는 89점의 매물 가운데 65점이낙찰되면서 5천9백15만 타이완달러(한화 약18억2천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소더비사의 대변인은『근대중국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타이완의 개인컬렉터들의 참여와 싱가포르.홍콩등 화교들의 전화응찰사례도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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