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100% 재활용 경제성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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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제적으로 따져볼 때 쓰레기 재활용은 별로 수지맞는 장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KIET)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재활용에 가장 적합한 종이조차 경제성을 감안한 최적재활용률(경제성이 있는 재활용 비율)은 55%정도에 불과하다.
녹여서 다시 쓸 수 있어 많이 모으기만 하면 좋을 것 같은 금속류도 최적재활용률이 40%에 불과하다.이밖에 나무류는 30%,음식찌꺼기는 24%,플라스틱류는 20%로 조사됐다.쓰레기를1백% 재활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쓰레기 재활용에 드는 비용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아예 버리고 새로 만들어 쓰는 비용보다 비싸지기 때문이다. 또 재활용과정을 거쳐 나온 재생용품이라는 것들도 품질이 조잡하고 값이 비싸 신품(新品)에 비해 경쟁력도 형편없이 떨어진다.소비자들도 환경보호라는 거창한 명분에 이끌려 재활용 쓰레기는 열심히 모아주면서도 정작 재생용품을 사쓰는 것은 꺼리고 있다. 이때문에 수요부족-생산위축-재활용쓰레기 수거율하락이라는 구조적 악순환에서 맴돌고 있다고 KIET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우유팩의 경우 1백%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하기 쉽다고 생각되지만 플라스틱필름을 제거하고 탈묵(脫墨)처리를거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들뿐 아니라 폐수가 나와 오히려 환경을 더 오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IET는 시장경제원리로는 쓰레기 재활용을 자연스럽게 늘리기어려우므로 정부가 나서서 공공부문의 재생용품구매를 늘려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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