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황은 어떤가] IT경기 회복에도 고용 줄어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요즘 미국은 사생활 침해와 컴퓨터 범죄 등 IT의 역기능 외에 또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고용없는 성장'이 IT의 발달로 오히려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물론 IT 업계가 오랜 침체를 벗고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고용 수치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발간한 연례 '디지털 이코노미2003'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미국도 IT의 사회.문화적인 영향분석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IT 산업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1백80만개가 넘는 고용을 창출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IT 거품 붕괴로 2001년과 2002년 사이에 6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다른 산업보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앞으로가 더 큰 일이라고 미 상무부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IT 산업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는 상황임에도 고용 수치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것이다. IT 업종의 상당수가 자동화되고 있는 데다, 아웃소싱으로 인력을 충당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인건비가 싼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것도 미국 내 고용 상황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골드먼 삭스 등 유수의 투자자문사들은 IT 산업의 고용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