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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상>경제안보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안보는 안전의 확보,곧 두려움과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뜻한다. 「경제안보」가 국가안보의 중심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지금도 모호하다.
얼마전 디트로이트의 미국 자동차산업협회 총회에서 그 윤곽이 엿보였다.상무부의 매리 굿 기술담당차관은『오늘의 미국안보는 국방력과 산업의 활력에 꼭같이 의존한다』고 규정지었다.그리고 자동차산업은『국가의 경제적 건강에 매우 중요함』을 역설했다.근로자 7명중 1명이 자동차산업과 관련을 맺고있다.일본과의 무역적자중 75%가 자동차및 그 부품 때문이다.「안보취약 1번지」라고 할 만도 하다.
독점규제법 완화로 자동차 3社는 미래의 배터리와 안전및 경량화 소재의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추진중이다.
정부 민간합동으로 연비(燃比)를 3배로 높이고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슈퍼 카」개발계획도 출범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그 다음단계인 중앙정보국(CIA)의 개입이다.산업스파이와 뇌물공세로부터의 위협차단이다.제임스 울시국장은『CIA가 도요타의 연구개발실에 침투하는 짓은 하지않겠지만 적어도 산업스파이들의 미국산업체기밀탐지는 철저히 차단하겠다』고다짐했다.
당장의 가장 큰「위해(危害)」는 외국정부관리들에게 거액의 커미션을 주고 굵직한 계약을 따내는 뇌물공세라고 한다.계약고의 10~15%가 공공연히 오르내린다.업체들이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 거액을 입금하고 계약을 따냈을 경우 독일과 일 본.네덜란드등은 뇌물액만큼 세액공제혜택을 베푼다.미국의 경우 부패방지법에따라 5년이하의 징역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이름으로 뇌물을 불법화하고 권고안이 논의중이지만 답보상태다.부패방지에 관한 국내입법 권고는 주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서로를 못믿는 상황에서 섣불리 법으로 규제했다가 우리 기업들만 손해본다」는 식의 불신도 깔려있다.독일 하원은 뇌물공여에따른 조세특례 폐지안을 부결시킨바 있다.
울시 CIA국장은 CIA의 활약으로 1백억달러가 넘는 계약액을 미국기업을 위해『구제했다』고 밝혔다.
007영화의 테마가 달라지는「경제안보작전」의 새영역이다.『한나라의 안보및 평화는 다른 모든 나라의 안보와 평화와 불가분의관계에 있다』고 교황 요한 23세는 지적했다.자국이익의 방어와수호에만 집착한「안보」는 모두의 불안을 의미할 뿐이다.
〈本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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