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전철안전한가>1.지하철1호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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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수도권 시민들에게 안겨준 서울시 각종 구조물의 안전도에 대한 불신은 이제 지하철.전철로까지 번지고 있다.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매일 평균 4백30여만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전철은 과연 안심할 수 있는 지 본사 취재팀은 한강다리 안전진단에 이어 지하철 각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해 7회에 걸쳐 현장점검을 해본다.
[편집자註] 휴일인 30일 오후 서울시청역사.하루평균 15만명이 이용하는 대합실. 승강장 바닥은 마치 종이를 찢어 놓은듯갈라져 있다.
작게는 길이 1m,크게는 10m정도 되는 균열이 1백여m에 걸쳐 1m간격으로 흉하게 드러나있다.
이같은 균열현상은 시청.종각.청량리역사가 유독 심하다.
1호선(서울역~청량리 7.8㎞)이 개통된지 20년.터널등 구조물 곳곳에서 발견되는 노후현상은 안전운행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1호선 9개역사와 터널 구조물은 얼마전까지 4백82곳에서 균열현상이 나타났고,이중 61곳은 물까지 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역의 경우 콘크리트 레일 노반 한쪽이 2~3㎝정도 꺼졌는데도 방치된채 전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가장 한심한 것은 지하철1호선은 개통된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구조물에 대한 안전진단이 실시된 적이 없다는것. 서울시 김태호(金泰鎬)교통전문위원은『터널 구조물에 크고 작은 균열로 물이 맺히는 현상이 생기고 있지만 터널과 역사의 벽면이 어떤 상태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또 1호선의 근본적 설계결함도 대형.안전사고의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종각~시청역 구간은 지상건물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지하철구간중가장 급하게 곡선으로 설계되는 바람에 탈선 위험으로 전동차가 시속 30㎞의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는 취약지대.
레일의 간격도 제각각이다.
지하철노조의 한 조합원은『레일간격이 1천4백35㎜가 정상이나1호선의 상당 부분에서 레일간격이 넓거나 좁아 전동차의 안전운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철도전문대 李종득교수는『침목과 레일이 낡거나 부식돼 레일간격이 늘어난다』면서『보수한도인 10㎜이상 늘어날 경우 탈선등 운행상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92년 한햇동안 발생한 1호선 레일파손사고는 무려 33건.이는 레일 관리.보수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닳거나 낡은 레일파손사건이 잇따라 1년전 1호선레일을 모두 교체했으나 레일용접 이음매부분 70여곳에서 균열현상이 생겨 지하철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동차 정비불량도 운행사고의 주범으로 8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전체 지하철사고 1백48건중 71%인 1백6건을 차지했다. 지하철노조원출신의 모임인 녹색교통운동은『1,2호선 차량을정비하는 군자기지에서 부품이 없어 대기중인 전동차의 부품을 급히 빼내 대체하거나 규격도 맞지않는 부품을 땜질식으로 사용하고있다』면서『이들 부품이 비상제동의 주회로 표시등처 럼 대형사고를 막기위해 장치되어 있는 중요한 부품들이란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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