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청년들 사랑의 집수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울산지역 청년들이 25일 울산 신정1동 장옥무(72)할아버지 집에서 벽면 도배를 해주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25일 울산 신정1동 장옥무(72) 할아버지 부부가 세들어 외롭게 살고 있는 낡은 한옥.
 이른 아침부터 회사원·자영업자 등 울산지역 청년 20명이 찾아와 빗물이 흘러내리는 지붕 천막을 교체하고 벽지·장판 도배를 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켠에서는 땟국으로 절어 있던 부엌에 페인트로 새단장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여섯 시간이 흐른 뒤 폐가를 방불케 하던 집이 웬만한 신축 원룸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깔끔하게 변신했다. 장할아버지는 “자네들 덕분에 깔끔하고 따뜻한 집에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며 조기성(28·회사원)씨 등 청년들의 손을 감싸 잡았다.

 울산지역 사회봉사단체 디딤돌 회원과 울산시 남구 신정2동 청년 등 100여명이 25일 울산 남구 신정동 일원에서 ‘사랑의 집수리 대작전’ 을 펼쳤다.

 이들은 이날 15~20명씩 조를 짜 신정동 일원에 사는 기초생활수급대상 및 독거노인의 집 6곳에서 지붕·천장을 고치고 장판·방 도배를 해준 뒤 설거지와 가재도구 정리 등 집 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치웠다.

 청년들은 또 집수리를 마친 뒤 신정4동 경로당에서 동네 노인 20여명을 모시고 이·미용 및 의료봉사, 풍물놀이 공연, 음식 대접 등 경로잔치도 벌였다.

 9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디딤돌’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99년부터 매달 저소득층 1∼2가정을 골라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올해 처음 ‘집수리 봉사 대작전’이란 이름을 붙여 다른 단체들과 함께 이번 행사를 펼쳤다.

 디딤돌 간사 임민정(25·여)씨는 “1만 1098가구(올해 6월 기준)에 이르는 울산지역 기초수급 대상자들도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의미에서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가 된다는 생각에서 청년들이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